국내환자 절반 이상 '중국 방문력' 없어…제3국·N차감염 우려

입력 2020-02-06 14:12   수정 2020-02-06 18:40

국내환자 절반 이상 '중국 방문력' 없어…제3국·N차감염 우려
총 23명 중 중국방문 10명…일본 1명·태국 2명·싱가포르 2명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잔디 기자 = 국내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23명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방문력'이 없고, 2·3차 감염도 증가하고 있어 방역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국내 환자 23명 가운데 우한시 등 중국을 방문한 사람은 10명뿐이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 방문자는 5명이다. 가족·접촉자로 엮인 관계는 확진자를 포함해 13명이며, 이 가운데 가족관계는 10명이다.
이는 국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발 입국자 중심의 검역 체계에 더해 신종코로나 발생 제3국발 입국자 관리와 기존 확진환자 및 접촉자를 통한 N차 감염 방지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도 이날 "신종 감염병의 국내유입이 계속 확대되고 있고, 이로 인한 접촉자 숫자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비상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 환자 절반 이상 "중국 방문력 없어"…제3국 방문자 5명
국내 환자는 23명 가운데 해외 방문자는 15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 방문자는 10명뿐이다.
"신종코로나 지역사회 확산가능성 점점 커져…비상한 주의 필요" / 연합뉴스 (Yonhapnews)
중국 이외 '제3국'을 방문한 환자는 5명이고, 방문지별로 보면 싱가포르 2명, 태국 2명, 일본 1명이다.
싱가포르 방문 환자는 17번 환자(38세 남성, 한국인)와 19번 환자(36세 남성, 한국인)다. 두 사람은 싱가포르에서 같은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태국 방문 환자는 16번 환자(42세 여자, 한국인)와 18번 환자(21세 여성, 한국인)다. 두 사람은 모녀 관계다. 일본 방문 환자는 12번 환자(49세 남성, 중국인)다.
이들은 중국 방문력이 없어 보건당국의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었다. 중국 방문력을 우선해서 확인하는 현재 기준으로는 신종코로나 검사 대상도 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이외 환자 발생국을 방문한 사람에 대한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방문력에 관계없이 원인불명 폐렴 등 이상 증세를 보일 경우 의사의 재량에 따라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태국이나 홍콩,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사람들도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있으면 검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방역을 위한 그물망을 촘촘하고도 넓게 펼쳐서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 역시 중국 외 국가를 방문한 사람도 의사의 판단 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례정의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 3번→6번→21번 3차 감염…확진자 중 부부 2쌍·4가족10명
국내 환자가 증가하면서 '2∼3차 감염'과 가족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3번 환자(54세 남성, 한국인)는 이날까지 2주간 2차·3차 감염으로 환자 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3번 환자는 함께 식사한 지인 6번 환자(55세 남성, 한국인)에게 2차 감염을 일으켰고, 6번 환자는 가족 2명(10번·11번환자)과 접촉자(21번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 3차 감염을 일으켰다.
21번 환자(59세 여성, 한국인)에 대해서는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환자의 접촉자 가운데 확진환자가 나오면 4차 감염이 되는 셈이다.

가족 간 전파 사례도 다수 발생해 초기 감염자 발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경우 초기에 발견되지 않으면 사실상 감염을 막기 어렵다.
20번 환자(41세 여성, 한국인)는 우한을 방문하고 귀국한 15번 환자(43세 남성, 한국인)의 가족이다.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 중이다.
태국을 여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환자(42세 여자, 한국인)는 확진 이후 가족 2명도 확진자로 확인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가족은 18번 환자(21세 여성. 한국인)인 큰딸과 22번 환자(46세 남성, 한국인)인 친오빠다.
또 일본에서 감염돼 입국한 것으로 추정되는 12번 환자가 아내(14번 환자. 40세 여성, 중국인)를 감염시키는 등 현재까지 두쌍의 부부환자가 발생했다.
가족 관계인 환자도 6번 환자 가족 3명과 16번 환자 가족 3명, 12번 환자 부부, 15번 환자 가족 등 4가족 10명에 이른다.
ae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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