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새 확진 3천143명·사망 73명↑…의심 환자도 2만6천여명
후베이 제외 중국 지역 확진자 증가폭 사흘 연속 줄어 '수습 희망'
(베이징·선양=연합뉴스) 심재훈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지도부 문책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틀째 70명 넘게 숨지면서 누적 사망자와 확진자가 각각 630명과 3만1천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발병지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 지역을 제외한 다른 중국 지역의 확진자 증가세는 사흘 연속 줄어들어 일말의 사태 수습 희망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7일 0시(현지시간)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3만1천116명, 사망자는 636명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3천143명, 사망자는 73명이 각각 늘었다.
일일 사망자 수는 지난 5일 73명에 이어 이틀 연속 70명을 넘어 빠른 확산 속도와 더불어 살상력도 위협적임을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후베이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확진자 증가세가 3일 890명에서 4일 731명, 5일 707명, 6일 696명으로 사흘째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후베이성은 지난 6일 하루 동안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2천447명, 사망자가 69명 늘어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새로 늘어난 확진자와 사망자는 우한에서만 각각 1천501명과 64명이다.
또한 중국 내 전체 신종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4천821명이 위중한 것으로 파악됐다. 1천540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 의심 환자는 2만6천359명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31만4천28명이며 이 가운데 18만6천45명이 의료 관찰 중이다.
중화권에서는 50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홍콩에서 24명(사망 1명), 마카오에서 10명, 대만에서 16명이다.
텅쉰(騰迅·텐센트)의 7일 오후 10시 17분 집계에 따르면 중국 내 확진자 수는 3만1천261명, 사망자는 637명을 기록 중이다. 이는 위건위의 0시 기준 발표보다 확진자 수는 145명, 사망자는 1명 증가한 것이다.
텅쉰 집계 기준 해외 누적 확진자는 271명, 사망자는 1명(필리핀)이다.
국가별 확진자는 일본이 86명으로 급증한 것을 비롯해 싱가포르 33명, 태국 25명, 한국 24명, 호주 15명, 말레이시아 15명, 독일 13명, 베트남·미국 12명, 프랑스 6명, 아랍에미리트·캐나다 5명, 필리핀·영국·인도 3명, 이탈리아·러시아 2명, 네팔·스리랑카·핀란드·캄보디아·스웨덴·벨기에·스페인 1명 등이다.
◇시진핑 '인민전쟁' 강조…후베이 이외 지역도 봉쇄 조치
정부의 초기 대처 부족으로 병이 전국으로 퍼졌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인민전쟁'을 강조하는 등 중국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전국적인 동원과 전면적인 배치, 신속한 반응으로 가장 전면적이고 엄격한 예방·통제 조치를 도입했다"면서 "바이러스를 저지하기 위한 인민전쟁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중국 내에서는 대중교통 및 주거, 외부 활동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열차 좌석 절반은 비워두고 최소 한 칸씩 띄어 앉도록 하는 한편 여객기의 경우 옆자리 승객과 동시에 식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택배마저 아파트 등 밀집 지역 내로 진입을 금지하고 상당수의 도시가 사실상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등 '전시 체제'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식당이나 쇼핑몰에 들어갈 경우 입구에서 체온 측정이 의무화되며 식당 내부에서는 사람 간 거리를 1m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중국 전역에서 단체 회식이 금지된 가운데 베이징의 경우 3명을 초과하면 무조건 단체 회식으로 간주해 처벌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최초 발병지 우한과 후베이성의 도시들처럼 장시(江西)와 톈진(天津) 그리고 랴오닝(遼寧)성의 일부 도시 등으로 봉쇄 조치가 확대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지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가족 중 1명만 이틀에 한 번씩 외출해 생필품을 사 오도록 하는 극약 처방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신종코로나 경고' 의사, 감염으로 숨져…애도와 분노
이러한 가운데 우한에서 신종코로나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오히려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이 병에 걸려 결국 세상을 떠났다.
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했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까지 해야 했던 리원량은 이후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 신종코로나에 감염돼 4주 가까이 투병했고, 7일 새벽 34세의 나이로 끝내 사망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이용자들과 중국 일부 언론은 그를 '영웅'이라고 칭했고, 그가 진실을 알렸는데도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처벌받은 데 대한 분노도 나왔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리원량의 이름에 있는 '밝을 량'자를 사용해 "2020년 가장 밝은 별이 졌다"면서 애도했다.
어느 누리꾼은 "사과하라"는 말과 함께 '유언비어를 퍼뜨린 8명이 처벌받았다'는 자막이 달린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 화면을 갈무리해 인터넷에 올렸다.
리원량 사건을 놓고 민심이 들끓자 중국 정부도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조사팀을 우한에 파견해 의사 리원량과 관련된 문제를 전면적으로 조사한다고 밝혔고,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깊은 애도를 표했다.
우한시 정부도 그가 일선에서 전염병과 싸운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지만, 많은 웨이보 이용자들은 우한시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사과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