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술을 마시다 공공장소 음주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 저항하다 패대기를 당한 20대 남성이 시와 해당 경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시카고 남부 주민 버나드 커쉬(29)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자신을 패대기친 경찰관 재럴드 윌리엄스가 무술 유단자로 그가 취한 행동은 치명적 결과를 부를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커쉬는 작년 11월28일 가중 폭력 및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커쉬가 윌리엄스 경관의 얼굴에 상당한 양의 침을 뱉으며 저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근을 지나던 보행자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현장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며 논란이 일었다.
영상에는 윌리엄스 경관이 커쉬를 높이 들어올렸다가 바닥에 패대기치고, 커쉬가 뒤통수부터 땅에 떨어진 이후 움직이지 않는 장면이 고스란히 잡혔다.
커쉬는 소장에서 "이 사고로 머리와 목, 어깨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며 "윌리엄스는 '베이컨 앤드 에그스'(Bacon and Eggs)라는 별명으로 뛰는 종합격투기(MMA) 선수"라고 주장했다.
커쉬의 법률 대리를 맡은 앤드류 스트로스 변호사는 "무술 훈련을 받은 윌리엄스는 몸 자체가 치명적인 무기"라면서 그의 보디슬램 동작에 의해 커쉬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스트로스 변호사는 시카고 경찰이 공권력 남용 및 인종차별 관행으로 전국적인 비난을 산 후 경찰 문화 쇄신을 약속하고 지난해 연방법원에 실행 계획안을 제출했으나, 이번 사태를 보면 과연 실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커쉬는 비무장 상태였고, 아무런 위협적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커쉬는 10만 달러의 보상금과 기타 비용을 요구했다.
시카고 시 법무국은 이번 소송에 대한 입장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나 시카고 경찰노조 측은 "윌리엄스 경찰은 무력 사용 지침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며 옹호했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독립적 경찰감독기구인 'COPA'(Civilian Office of Police Accountability)가 포괄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윌리엄스 경관은 사무직으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ABC방송은 최근 공개된 경찰 보디캠 영상에는 윌리엄스와 동료 경관이 커쉬를 들어 순찰차에 태운 후 윌리엄스의 동료가 응급 구조요원들에게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으니 서두를 필요 없다"는 무전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고 전했다.
이어 "구급차는 커쉬가 아닌 윌리엄스 경찰을 위해 부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커쉬는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수시간 만에 퇴원했다.
변호인은 커쉬가 조현증을 앓고 있으며, 사고 전부터 한 눈을 실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커쉬는 25차례 구속된 전력이 있으며 대부분 절도 혐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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