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교통사고 설 연휴전보다 25%↓…불필요한 외출 자제한 듯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구정모 김연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국민 생활에 전방위로 영향을 미치면서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말에는 감염 예방 차원에서 불필요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이른바 '방콕' 생활이 국민 전반에 확산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첫 주말인 이달 1~2일 중에 삼성화재· 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빅5 손해보험사로 접수된 교통사고 건수는 총 2만2천3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설 연휴 직전 주말인 1월 18~19일 2만9천771건과 비교해볼 때 24.8% 줄어든 수치다. 보험사로 접수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¼이나 줄었다는 의미다.
교통사고 발생 건수 감소는 여타 변수에 특이한 변동사항이 없었다고 가정할 때 우리 국민의 외출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주말은 대다수 직장인이 출퇴근하지 않으므로 개인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외출 수요 감소를 판단하기 좋은 시점이다.
이달 1일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한참 빨라지던 시기였다.
1일 0시 기준 중국 전국 31개 성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1천791명, 사망자는 259명이었다.
국내에선 첫 3차 감염이 확인됐던 시점이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3번 확진자와 함께 식사한 6번 확진자(2차 감염)가 아내와 아들에게 3차 감염을 시킨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포감이 커졌다.
확진자들이 서울 강남 일대 식당과 일산 대형마트, CGV 성신여대점, 이마트 군산점 등 다중 시설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된 데다, 일부 확진자는 어린이집 교사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로 감염 확산 가능성이 증폭됐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민들이 외출 자체를 최소화하고 이 여파로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사고 발생 건수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사태가 장기화하는 경우 보험사들 입장에선 손해율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교통사고 발생 빈도가 줄어드는 점도 있지만, 자동차 사고가 나면 일단 목덜미부터 잡고 나와 곧바로 병원에 입원하는 일명 '나이롱 환자'도 줄어든다는 것이 보험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통상 나이롱 환자들은 돈을 노리고 무작정 입원하고 보는데 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입원을 기피하는 것이다.
일례로 광주광역시 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확진자의 경우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에서 입원한 후 전남대병원으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당 병원 환자와 의료진을 비롯한 370여명이 의심 선상에 올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때에는 교통사고 환자들이 병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사고 접수는 하되 병원은 나중에 가보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아직은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지역사회 내 감염이 많아지면 병원도 기피 대상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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