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인 쇼핑몰 총기난사 공포의 17시간…범인사살로 비극 종료

입력 2020-02-09 15:22   수정 2020-02-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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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군인 쇼핑몰 총기난사 공포의 17시간…범인사살로 비극 종료
기관총 난사하며 진입해 수백명 혼비백산…밤새 총격전·구조 아수라장
범인 페이스북 생중계, 계정 삭제…난사범 어머니 동원해 설득했지만 실패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군인 1명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기관총을 난사하며 진입한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시의 대형 쇼핑몰 '터미널 21 코라트 몰'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9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0분께 니콘랏차시마시 인근 한 군부대에서 짜끄라판 톰마(32) 선임 부사관이 지휘관 등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뒤 총기와 탄약을 탈취했다.
이어 오후 6시께 훔친 군용 차량을 몰고 이 쇼핑몰에 도착한 짜끄라판은 입구에서 기관총을 난사한 뒤 주말인 데다 현지 불교 명절을 맞아 손님으로 붐비는 쇼핑몰에 진입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수백명이 놀라 급히 몸을 피해 뿔뿔이 흩어지거나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쇼핑몰 앞을 지나가다가 이를 목격한 한 주민은 "총성이 들린 뒤 한 여성이 쇼핑몰에서 정신없이 뛰쳐나오는 모습이 보였고, 오토바이를 타고 쇼핑몰 앞을 지나던 한 운전자는 오토바이를 버리고 어딘가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쇼핑몰 안에 있다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탈출한 한 여성은 "우리는 너무 무서워서 화장실에 숨었다"면서 "다치지 않고 나올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범인은 범행 초기 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생중계하고 "아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글과 함께 총기를 든 자신의 모습을 셀카로 찍어 올려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이후 짜끄라판의 계정과 관련 콘텐츠는 삭제됐다.
현지 군경은 사건이 발생하자 쇼핑몰과 주변 도로를 봉쇄한 채 쇼핑몰 내부에 있던 수백명을 차례로 구조했다.
당시 쇼핑몰 4층에 있던 현지 한국인 선교사 자녀와 선교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한 지인 등 한국인 8명도 오후 10시 30분께 현지 경찰의 안내에 따라 무사히 탈출했다고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이 밝혔다.
이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안정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또 짜끄라판의 어머니를 쇼핑몰 앞으로 데려와 설득 작업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9일 자정 직전 본격적인 진압 작전이 시작됐고, 밤새 총성과 폭발음이 이어져 쇼핑몰 안팎에 있던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군경은 이날 오전 9시께 범인을 사살하고 인질 8명을 구조했다. 이로써 17시간 이 상 이어진 비극이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총기 난사범을 포함해 27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부상했다고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밝혔다.
태국에서 반군이 활개를 치는 남부 지역, 즉 '딥 사우스'를 제외하고 이처럼 끔찍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쁘라윳 총리도 이 사건에 대해 "태국에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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