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폭격기 또 '대만 포위 비행훈련'…대만 전투기 긴급 발진

입력 2020-02-10 10:27   수정 2020-02-10 11:21

중국 폭격기 또 '대만 포위 비행훈련'…대만 전투기 긴급 발진
中 공군, 대만 남·북 바다 관통해 서태평양 오가는 비행훈련
대만, F-16 출격시켜 추격 비행…"지역 안보에 영향" 비판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폭격기와 전투기를 포함한 중국 인민해방군(PLA) 공군 군용기들이 또다시 대만 해협을 건너 대만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비행 훈련을 했다.
10일 영국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전날 H-6K 전략 폭격기, 젠(殲)-11 전투기 등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남부와 북부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을 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중국 본토를 출발한 인민해방군 군용기들은 대만 남쪽 바시(巴士)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 지역으로 나갔다가 미야코(宮古) 해협을 거쳐 대만 북동부 바다를 통해 복귀했다.
바시해협은 대만과 필리핀의 바탄제도 사이에 있는 너비 150km 정도의 해협으로, 동쪽의 태평양과 서쪽의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역이다.
미야코 해협은 일본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섬과 오키나와섬 사이의 해협으로,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잇는 요충지다. 대만 공군은 즉각 F-16 전투기들을 발진해 대응 비행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인민해방군의 장거리 해상 훈련은 지역 안보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지역의 모든 당사자의 평화와 안녕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대만 국방부는 대만의 F-16 전투기들이 인민해방군 H-16 전략 폭력기 한 대를 추격 비행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 장춘후이 대변인은 "순찰 비행은 실전훈련이었다"면서 "완전히 합법적이고 적법했다"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또 "대만 해협 건너의 현재 안보 상황과 주권을 수호할 필요성에 비춰볼 때 이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인민해방군의 이번 대만 주변 바다를 관통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재선 성공 등으로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관계가 최악의 국면인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앞서 인민해방군은 대만의 총통 선거 직후인 지난 1월 23일에도 H-6K 전략 폭격기, KJ-500 조기경보기를 포함한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 바시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 지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훈련을 실시했다.
독립성향 민진당 소속의 차이 총통은 '1.11 총통선거'에서 친중성향의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중국은 독립파인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는 등 강력한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방식을 적용해 양안 통일을 달성하려 하지만, 차이 총통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 부근에서 수시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고 있으며, 특히 대만 주변 상공에서 '대만 섬 포위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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