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회계 세계잉여금 1980년 이후 가장 적어…추경편성 활용 어려울 듯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배정 예산을 남김없이 쓰라는 정부의 독려 속에 지난해 예산 불용률이 1%대로 떨어져 1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세수 호황은 막을 내린 가운데 집행은 턱밑까지 하면서 추경 편성 등에 쓸 수 있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규모 역시 3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다.
10일 기획재정부의 2019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불용 규모는 전년보다 7천억원 줄어든 7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불용액은 해당 회계연도 예산으로 잡혔지만 사용하지 못한 금액으로, 세출예산현액에서 총세출과 이월 금액을 제해 계산한다.
세출예산 대비 불용액을 뜻하는 불용률은 1.9%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1.6%) 이후 13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일반회계 가운데 기재부에서 1조4천억원, 국방부 5천억원, 경찰청 3천억원 등 총 4조1천억원이 불용 됐다. 전년보다는 2천억원 줄어든 규모다.
특별회계 가운데서는 우편사업(9천억원), 에너지 및 자원사업(7천억원), 농어촌 구조개선(5천억원) 등에서 3조8천억원이 쓰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월 규모는 7천억원 줄어든 2조6천억원이었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에서 각각 1조3천억원씩 이월이 발생했다.
들여다보면 일반회계 가운데 국방부에서 5천억원, 방위사업청 3천억원, 행정안전부 1천억원이 이월됐다.
이처럼 이월·불용 규모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기재부의 재정집행 제고 독려에 따라 집행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앙재정 예산현액 484조4천억원 가운데 473조9천억원이 집행돼 집행률 97.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1%포인트 오른 것이다.
지방재정 집행률은 2.8%포인트 오른 86.9%, 지방교육재정의 경우 1.0%포인트 상승한 92.4%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계열을 전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중앙정부 집행률(97.8%)은 최근 10년 내로 가장 높고, 거의 역대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잉여금도 크게 줄어들었다.
세계 잉여금은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세계잉여금 총 규모는 2조1천억원 흑자로, 2014년(8천억원 적자) 이후 5년 만에 가장 작았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의 경우 619억원 흑자에 불과해 1980년(235억원) 이후 39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 지방교부세 정산 ▲ 공적자금 출연 ▲ 채무상환 ▲추경편성 또는 세입 이입에 사용하지만, 이처럼 세계잉여금 규모가 줄어들면서 추경편성에까지 돌아갈 금액이 남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별회계 세계 잉여금은 2조1천억원이었다. 특별회계 잉여금은 개별 법령에 따라 자체 세입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