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가 상징하는 사회격차는 세계 공통의 테마"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의 유력지인 아사히신문이 10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을 계기로 작품 배경이 된 한국의 반지하 주택을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아사히는 이날 자 석간 1면에 '기생충-반지하의 가족'이 아카데미상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고 전하면서 마포구와 관악구의 반지하 집을 찍은 내·외부 사진을 곁들여 역사와 배경을 소개했다.
아사히는 '기생충'은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가정에 기생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봉 감독의 작품으로, 한국이 안고 있는 경제 격차, 직업차별, 입시전쟁 등을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누렸다며 한국에서는 작년 개봉 이후 1천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았고, 현재 일본에서도 상영 중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기생충'에 등장한 마포구의 반지하 주택을 직접 찾아가 취재한 내용도 지면에 올렸다.
이 기사에 인용된 김용남 씨는 "반지하 주택은 가난의 상징"이라고 한국 사회에서 반지하 주택에 함축된 메시지를 표현했다.
아사히는 반지하 주택의 유래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아사히는 "한국에서 반지하 방이 생긴 것은 북한과의 긴장 관계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1968년 북한에 의한 청와대 습격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1970년대 들어 남북한 전면전을 상정해 다양한 인프라를 정비했는데, 일종의 방공호로 만들어진 것이 반지하 주택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아사히는 도심에서 주택부족이 심화하면서 저소득층이 저렴한 지하층 방에 살기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젊은이들이 몰리는 이태원 등지의 관광지에서 건물 반지하를 살린 카페나 잡화점이 특징적인 구조 등으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35년 전부터 살았다는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부교수(한국문화)는 이 신문 인터뷰에서 "한국의 반지하 주택이 보여주는 사회의 격차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테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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