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우려 속 상담 폭증…"장난·허위 전화 자제해달라" 당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보통 300∼400통 정도 전화 상담을 받는데 최근에는 1만∼2만통이에요. 하루에만 말이죠."
이윤재 질병관리본부 사무관은 11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1339 콜센터'의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코로나가 중국 전역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전문 콜센터인 '1339' 역시 어느 때보다 바빠졌다.
중국을 다녀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기침이나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는 것 같은데 괜찮은지, 일반 병원과 선별진료소 중 어디를 가야 할지 문의하는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리는 탓이다.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800∼900건 수준을 유지했던 상담 요청은 설 연휴가 끝난 뒤 1만건을 훌쩍 넘었다. 1월 31일 하루 상담 요청은 2만923건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한다.
박혜미 1339 콜센터장은 "원래 3월은 학교 입학 시즌이라 예방 접종에 대한 문의가 많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예방 접종 문의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강장훈 1339 콜센터 과장은 "중국을 방문한 적 없는데 증상이 있다며 괜찮은 건지 질문이 많다"면서 "중국 방문 이력, 중국인 접촉력 등을 확인한 뒤 관련 내용을 안내한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 정부 차원에서 하루 두 차례 브리핑하고 연일 방역 대책을 내다보니 현장에서도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다.
김성신 1339 콜센터 부문장은 "출근한 뒤 전달 사항이나 주의사항을 매일 수시로 교육하고 있다. 변경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수시로 (상담원에게) 알려준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상담 전화 1건당 보통 3분 정도"라면서 "중국이나 베트남 등 외국 국적이신 분들이 상담을 요청하는 것도 20∼30건 정도 되는데 통역 서비스를 받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근무 환경도 달라졌다.
오전 9시∼오후 6시, 낮 12시∼오후 9시, 오후 9시∼익일 9시 등 3개 조로 나눠서 24시간 근무하던 방식 역시 시간을 세분화해 '빈틈'이 없도록 한다고 콜센터 측은 전했다.
전화 연결이 지연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근무 인원도 당초 19명에서 188명으로 늘어났다. 유관 기관의 상담 인력까지 포함하면 최대 596명에 이른다.
박 센터장은 "아침 시간대에는 7∼10시 사이, 저녁 시간대에는 오후 6~10시 사이에 전화가 많이 들어온다. 그 시간대에 최대한 응대하고자 탄력적으로 (근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상담 인력을 확대하면서 지금은 응대율이 95%까지 올라왔다. 연결 지연이 거의 없고 원활하게 전화가 연결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부문장은 "전화 끝에 '감사하다'고 말하거나 격려해주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 덕분에 더욱 사명감을 느끼면서 한콜 한콜 받게 된다"며 웃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1339 콜센터 상담 동향' 통계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사흘간 상담 처리율은 95%, 99%, 96% 등으로, 이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이들은 1339 콜센터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허위·장난 전화를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필요한 누군가가 제때 상담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박 센터장은 "전화 연결한 뒤 '어, 진짜 되네'라고 말하거나 한참 상담한 뒤에 '뻥인데'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며 "도와드릴 수 있는 분을 놓칠 수도 있는 만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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