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좋은 합의여야 3차 정상회담 가능' 거듭 강조…재선승리 집중 반영된듯
작년 10월 스톡홀름서 열린 북미협상을 '지난 11월·12월 오슬로'로 잘못 언급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에 좋은 합의라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도 정상회담을 하겠지만 북미 정상 간 추가 정상회담이 적절한지는 봐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입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담보할 수 있는 상황에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미국에 좋은 합의'라는 조건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재선승리에 집중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한 연설 및 문답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지키는 쪽으로 협상이 이어진다면 우리는 협상이 계속되는 걸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두 지도자 간에 또 다른 정상회담이 적절한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좋은 합의를 얻을 수 있다면 누구와도 정상회담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우리는 좋은 합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협상이 재개될지, (테이블에 오를) 제의가 무엇일지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현재 일정이 잡힌 북미정상회담이 없다면서도 "미국인을 위해 진전을 이룰 기회가 있다면 그(트럼프 대통령)는 언제나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언급은 미국 입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상황에 3차 북미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차원으로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미국은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후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발언에는 당분간 재선승리에 주력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도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의 전제로 미국인에게 좋은 합의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앞서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에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재선승리에 집중하면서 대북외교는 당분간 상황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최근의 북미협상 시점과 장소를 '지난 11월, 12월 오슬로'로 잘못 언급하기도 했다. 북미가 실무협상을 가진 건 작년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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