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범죄 자작극' 미국 배우 스몰렛, 특검이 재기소

입력 2020-02-12 13:56  

'혐오범죄 자작극' 미국 배우 스몰렛, 특검이 재기소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에서 혐오범죄 자작극을 벌이다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역 사법당국의 갑작스런 공소 취하 결정으로 자유의 몸이 됐던 배우 저시 스몰렛(37)이 재기소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스몰렛 사건 재수사를 벌여온 댄 웹 특별검사는 이날 대배심을 소집해 스몰렛 기소안을 제출했고, 배심원단은 기소 결정을 내렸다.
특검은 스몰렛이 시카고 경찰에 4건의 거짓 신고를 한 것과 관련해 총 6건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웹 특별검사는 "스몰렛은 그처럼 끔찍한 범죄가 실제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악의로 시카고 경찰에 혐오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허위 진술을 수차례 반복했다"면서 "대배심은 스몰렛이 자작극을 계획하고 직접 참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웹 특별검사는 스몰렛이 자작극을 벌이게 된 배경, 시카고 경찰이 사건 수사에 투입한 엄청난 시간과 비용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핀 결과, 재기소할만한 합리적 근거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며 "사법정의를 위해 재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동성애자 흑인 배우 스몰렛은 TV 시리즈 '엠파이어'에 출연 중이던 작년 1월, 촬영지 시카고에서 밤거리를 걷다 두 남성의 공격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용의자들이 인종차별·성소수자 비하 욕설을 퍼붓고, 과거 백인이 흑인에게 형벌을 가할 때 사용했던 밧줄을 목에 감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외쳤다고 진술해 논란을 정치권으로까지 확대시켰다.
하지만 폭행 용의자들이 스몰렛의 개인 체력 트레이너 형제이고, 스몰렛은 자작극을 돕는 대가로 이들에게 4천 달러(약 450만 원)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검찰은 스몰렛을 16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으나, 두 달 만에 돌연 철회했다.
당시 쿡 카운티 검찰은 공소 취하 배경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채 "스몰렛이 16시간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보석 보증금 1만 달러(약 1천100만 원)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쿡 카운티 검찰 수장인 킴 폭스 검사장(민주)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외협력국장·대통령 부보좌관, 영부인 비서실장 등을 지낸 오바마 부부 측근 티나 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시카고 경찰청장에게 수사권 이관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후 스몰렛과 오바마 부부간 친분 관계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폭스 검사장은 "스몰렛에게 내린 공소취하 결정이 다른 용의자들에게 적용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특검팀은 "폭스 검사장이 적절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찰노조(FOP) 시카고 지부 및 시카고 대도시권 경찰청장과 주민들은 폭스 검사장 사퇴와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스몰렛 사태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자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법원 마이클 툼인 판사는 작년 6월 이번 사건에 특검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연방검사 출신 웹에게 책임을 맡겼다.
작년 8월 재수사에 착수한 웹 특별검사는 11일, "스몰렛과 관련한 모든 수사를 종료하고 재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인단과의 협의를 통해 스몰렛이 오는 24일 쿡카운티 형사법원에 자진 출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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