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 "이르면 23일 신규 확진자 수 '0'에 가까워질 것"
"중국 정부 통계 믿을 수 없어 예측 불가능" 지적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그 정점이 지난 것 아니냐는 추론이 잇따르지만, 섣부른 예측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확산 전망을 놓고 낙관론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근거는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우한(武漢)이 있는 후베이(湖北)성을 제외한 중국 내 다른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3일 890명에서 10일 381명으로 57% 급감했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내 신규 확진자 수도 지난 5일 1천221명에서 10일에는 545명으로 55% 감소했다.
허칭화(賀靑華) 국가위건위 질병관리국 부국장은 "후베이성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신종코로나 신규 감염률이 7일 연속 낮아졌다"며 "후베이성과 우한을 포함하더라도 중국 전체의 감염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학계에서는 낙관론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장쑤(江蘇)성 시안교통리버풀대학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을 통해 추산한 결과 다음 주 신종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오는 23일이면 '0'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WHO "신종코로나 명칭 'COVID-19'로 결정…첫 백신, 18개월 내 준비될 것" / 연합뉴스 (Yonhapnews)
연구팀은 "신규 확진자 수가 축소돼 보고되는 등 예측을 바꿀 만한 다른 요인이 생기지 않는다면, 우리 모델은 신종코로나 신규 감염의 최악 상황이 지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런던 위생·열대병 연구소(LSHTM)의 연구팀은 지난 7일 발표한 수학적 예측 모델에서 신종코로나 확산이 이달 중순이나 하순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안 립킨 미국 컬럼비아대 감염·면역센터 소장도 "신종코로나 대응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이른 봄이 온다면 이달 중순이나 하순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기온이 상승하는 2월 말이면 확산세가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확산세가 꺾이고 있으며, 이 추세라면 2월 말 정점을 지나 4월 전에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예측은 현재 환자 수 등 수학적 모델과 최근 감염병 현황, 정부의 모든 조치 등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발표한 자료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중국 매체 차이신(財信) 등은 우한 현지 취재를 통해 병상 부족과 신종코로나 검사 지연 등의 문제로 인해 실제 신종코로나 감염자 수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LSHTM의 전염병 전문가인 존 에드먼드는 "중국의 자료는 너무 엉망이라서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영국 랭커스터대학의 생물통계학자 조너단 리드는 "한 전염병의 정점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예측 결과는 불확실하고 추산하기 어려운 많은 요소에 따라 민감하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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