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아닌 생산자에 책임 물어…기업이 직접 폐플라스틱 수거 및 재활용"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지구촌 곳곳에서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각국이 고심하는 가운데 플라스틱 소비 대국인 미국에서도 강력한 '플라스틱 프리' 법안이 발의됐다.
AFP통신은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11일(현지시간)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의 자유'(Break Free From Plastic Pollution Act)라는 이름의 플라스틱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생산자가 자사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직접 수거해 재활용하고, 비닐봉지와 폴리스타이렌(PS) 용기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등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에게 플라스틱 쓰레기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법안에는 플라스틱 업체들이 관계 당국의 감독하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해 환불하는 제도를 개발·운영 및 지원하고, 향후 최대 3년간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중단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현재 주 차원에서 지정된 장소에 플라스틱 음료 용기를 가져가면 개당 10센트씩 돌려주는 환불 제도에 기업의 참여를 독려해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법안 지지자인 민주당의 톰 유돌 상원의원은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과정을 전면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의 앨런 로웬탈 하원의원도 이번 법안을 통해 저개발 국가에 폐플라스틱을 수출해 인류와 야생동물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만 플라스틱 산업이 매년 약 4천억 달러(약 472조원)의 수익을 내고, 100만여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규제 법안이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주류 정치에 대한 환경단체의 영향력 확대를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비영리 해양 보호 단체 '오세아나'의 재클린 새비츠 최고정책 책임자는 "이 법안은 처음부터 플라스틱의 생산량 자체를 줄이고, 재사용 및 재활용을 독려하면서 근본적인 플라스틱의 위기를 해결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앞서 플라스틱 업계는 지난 수십 년간 소비자들이 직접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도록 후원해왔다.
그러나 미국에서 매년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전체의 약 8%에 불과하며, 3천200만t에 달하는 나머지 폐플라스틱은 매립 또는 소각되거나 미개발 국가로 수출됐다고 AFP는 전했다.
s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