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예매체와 인터뷰…"콘텐츠 리메이크 아닌 현지화해야"
시상식 의상은 '눈 가린' 기생충 포스터에서 착안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영화 '기생충'의 투자와 배급을 맡은 CJ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할리우드 진출 전략을 밝혔다고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부회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창작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전례가 없으면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반을 가져야 하고, 그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콘텐츠를 확립하고 현지화해야 한다"며 "단순히 리메이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욱 상세하고 정교한 전략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은 정말 좋은 기회이고, 우리는 전략을 짜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많은 상에 도전할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카데미를 위한 영화만을 만들 순 없다"며 "더욱 전진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960년대 '보난자', '도나 리치 쇼' 등의 TV 프로그램과 '자이언트', '대부',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면서 "나는 최선을 다해 모든 종류의 한국 콘텐츠를 알리는 데 집중했고, '사람들이 언젠가 한국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아카데미 시상식 당일 입은 옷이 출연 배우들의 눈을 가린 기생충 포스터에서 착안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 부회장의 시상식 의상은 검은빛의 천을 겹쳐놓은 형태로, 거기에는 기생충에 나온 대사들과 기생충을 홍보하는 '기생충은 쿨하다'(PARASITE is cool), '아임 데들리 시리어스'(I'm Deadly Serious), '기생충을 사랑하라'(Love PARASITE) 등의 영문 문구들이 쓰여있다.
그는 "(의상을 통해) 기생충의 어떤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시상식이 끝난 뒤 로스앤젤레스의 웨스트할리우드에 위치한 레스토랑 '소호 하우스'에서 기생충팀을 위한 뒤풀이 자리를 마련했다.
뒤풀이에는 한국의 신예 5인조 보이그룹 A.C.E(에이스)가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의 '디엔에이'(DNA)와 '페이크 러브'(Fake Love), 1세대 아이돌 H.O.T.의 '위 아 더 퓨쳐'(We are the Future)와 '빛' 등을 노래하는 커버 공연을 했다.
그 자리에는 미국 음악계의 전설이자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였던 퀸시 존스도 동참했다.
이 부회장은 "퀸시 존스는 오랫동안 나의 멘토였다"며 "존스는 '너 자신에게 진실할 때 모든 다른 문화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솔직히 마이크가 내려갔을 때 그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지 몰랐고 기술적 실수라고 생각했다"면서 "(마이크가 내려간 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의미를 알았다면 소감을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작품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올랐을 때를 돌이켰다.
이 부회장은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이 자신은 말을 많이 했다면서 제가 소감을 말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톰 행크스와 샤를리즈 (테론)가 '어서 말해'(Go for it)'라고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고 덧붙였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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