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역량강화 등 미군 추진해온 목표 설명하다 "분리하면 한반도에 유연성" 거론
발사대 '성주 바깥' 전진배치 가능성 염두에 둔 것인지 관심…구체적 언급은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존 힐 미국 미사일방어청장이 한국에서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운용과 관련해 발사대를 앞쪽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경북 성주가 아닌 다른 미군기지로 발사대를 전진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이 검토 중일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관심을 끈다.
힐 청장의 언급이 나온 건 10일(현지시간) 있었던 미 국방부 2021회계연도 예산안 브리핑이다.
그는 '주한미군 연합긴급작전요구'(JEON)가 완료되면 사드와 패트리엇을 이용해 주한미군이 현재는 없는 어떤 능력을 갖추게 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3가지 단계로 나눠 설명하겠다면서 사드 발사대 분리를 거론했다.
힐 청장은 "1단계는, 우리가 능력을 시험하고 입증한 것인데, 사드 발사대를 원격조정하거나 (커버 범위를) 늘리는 것"이라며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 많은 유연성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대를 더 뒤로 놓을 수 있고 레이더를 뒤로 옮길 수 있고 발사대를 앞에 놓을 수 있고 추가 발사대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능력은 오늘날 전형적 사드 포대에는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요구했던 것이 이것이라면서 "포대를 뒤로 옮기고 추가 발사대를 가져다 앞으로 이동시키고 예를 들어 북쪽을 보호하는 대신 남쪽 항구들에 신경 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힐 청장은 사드 레이더를 이용한 패트리엇 미사일의 원격발사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사드 발사대에 통합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했다.
힐 청장의 이러한 언급은 JEON의 기본적 개념을 설명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사드 역량 강화와 사드-패트리엇 연동 강화 등을 포함한 JEON을 추진하며 예산을 투입해왔으며 새뮤얼 그리브스 전 청장도 2018년 6월 공개 행사에서 JEON의 개념을 설명한 바 있다.
힐 청장은 이어 올해 테스트가 예정돼 있고 2021년에도 또 다른 테스트가 잡혀 있다면서 2021년 중으로 완료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질문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떨어뜨려 발사대를 앞쪽에 포대를 뒤쪽에 배치, 한반도에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언급이다.
힐 청장이 발사대와 포대를 얼마나 떨어뜨려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성주 기지에 배치된 현행 방식을 변경하겠다는 미군의 계획을 반영한 것인지 의문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만약 미국이 사드 발사대를 평택 등 미군 기지로 이동시키는 방안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면 중국의 반발과 보복으로 이어졌던 사드 배치 논란이 어떤 식으로든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연히 북한의 반발도 예상된다.
그러나 힐 청장이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와 포대 분리에 대한 실제적 계획을 가지고 한 언급인지는 불분명하다.
미국이 한국에 이런 방안을 요청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역시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로 한국이 감수했던 경제적 피해 등을 알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드의 성주 배치 과정만 봐도 한국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는 성사되기 어려운 방안일 수밖에 없다. 한중은 2017년 '모든 교류 협력을 정상 궤도로 조속히 회복한다'는 내용의 공동 발표 후 사드 갈등을 봉인한 상태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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