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주민들에게서 100만년 전 헤어진 고대인류 DNA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살아있는 사람의 유전자에서 지금까지 화석에선 추출할 수 없었던 고대 인류의 DNA 일부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인류유전학부의 스리람 산카라라만 조교수 연구팀은 서아프리카 거주 인구의 유전자에서 약 100만년 전 현생인류 사피엔스의 조상으로부터 분리된 고대인류 한 종의 DNA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지금까지 유전적 증거가 발견된 고대 인류 집단으로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있다. 이들 집단은 약 6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현생 인류의 조상과 갈라진 후 유라시아 대륙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현생인류의 조상 역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과 통혼했다.
이런 이종교배의 결과 현대인의 유전자에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남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등 일부는 데니소바인의 유전자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산카라라만 조교수 연구팀은 현대인,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유전적 다양성을 대대적으로 비교했다. 이들은 각 인류 집단에서 발생한 유전 변이를 추적했다.
이들이 축적한 데이터는 인류의 진화에 관한 정설과 대체로 들어맞았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족과 시에라리온의 멘데족 등 일부 서아프리카 국가 주민의 DNA에서는 다른 현대인이나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에서는 볼 수 없는 변이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변종이 현생 인류의 조상,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이 아닌 다른 인류 집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집단은 최고 100만년 전 다른 집단과 갈라섰으며, 약 5만년 전 서아프리카 주민의 조상과 통혼한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 시기는 현생 인류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과 통혼한 시기와 겹친다.
현재까지 이 집단의 DNA가 화석에서 추출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약 100만년 전∼30만년 전 사람 속(屬)의 종으로 추정되는 화석은 다수 발견됐으며, 연구자들은 이들 중 일부는 해당 집단의 화석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산카라라만 조교수는 해당 화석들에서 DNA를 추출해 자신들이 발견한 유전자와 비교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NYT에 전했다.
이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 호에 실렸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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