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셀·모듈 중간보고서 제출…중국 보조금 등 지적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수입산 태양광 셀·모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부과 이후 미국 내 투자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입산 태양광 셀·모듈 대한 불만을 제기했던 현지 업체의 제조시설이 문을 닫은 점으로 미뤄볼 때 현지 업체를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ITC는 태양광 셀·모듈 세이프가드 조치 시행 중간시점인 2020년을 맞아 세이프가드 영향에 관한 중간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23일 수입산 태양광 셀·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한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제품에 1년 차 30%, 2년 차 25%, 3년 차 20%, 4년 차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태양광 셀은 2.5GW까지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저율관세할당(TRQ)을 적용했다.
미국 통상법에 따라 ITC는 세이프가드 시행 기간의 절반인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중간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태양광 제품의 수입량은 2017년 10.1W에서 세이프가드 조치 직후인 2018년 6.1GW로 39.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5.0GW를 수입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6% 늘었다.
수입액 기준으로 보면 2017년 41억1천343만달러에서 24억7천915만달러로 39.7%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5억7천46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4% 증가했다.
세이프가드 조치 직후 수입량이 많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가 세율이 떨어지고 현지 수요가 늘면서 다시 수입량이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양광 제품의 가격 하락은 수입액 증가율은 수입량보다 완만했다.
국가별 수입 비중은 2017년과 2018년 모두 말레이시아가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016년 1위에서 2018년 5위로 내려갔고 2018년에는 아예 상위 10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말레이시아, 한국, 베트남, 태국, 일본 등 순이었고, 중국은 10위 내 없었다.
보고서는 현지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이프가드 조치 이후 생산을 늘리기 위해 설비 신증설 등의 투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LG를 비롯한 4개 업체는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설비를 신설했고 2개 회사는 기존의 모듈 설비를 증설하거나 생산용량을 늘렸다.
앞서 LG는 2018년 6월 28일 미국 앨라배마주에 2천800만달러(약 310억원)를 투자해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세이프가드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모두 낸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세이프가드 조치 2년간 미국 내 태양광 셀·모듈의 가격이 내려갔고, 수입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조사를 처음 요청한 수니바를 비롯한 2개의 미국 내 제조시설이 파산했다고 지적했다.
세이프가드가 값싼 수입산 제품으로부터 미국 제조업자를 보호하려는 명분에서 이뤄졌으나 결과적으로는 이 같은 역할을 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것이다.
제이슨 컨즈 ITC 위원장은 보고서 말미에 부연설명을 통해 미국의 보호조치와는 별개로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 같이 막대한 국가 보조금을 받는 국영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피해를 겪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비롯해 여러 사항을 고려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연장하거나 단축할 수 있다. 조치 최대 기한은 8년이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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