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장관, '승객 대부분 유럽인이기 때문' 설명"…"네티즌 분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크루즈선 입항 문제를 놓고 이뤄진 태국 정부의 상반된 결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승객 1천455명과 승무원 802명이 탄 웨스테르담호의 람차방항 입항을 불허했다.
웨스테르담호는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출항해 홍콩에 기항한 뒤 지난 1일 다시 바다로 나왔지만, 코로나 19 환자가 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일본, 대만, 괌, 필리핀에서 잇따라 입항을 거부당한 상태였다.
웨스테르담호는 이후 캄보디아 정부가 입항을 전격 허용하면서 간신히 '바다 위 미아' 상태를 벗어날 전망이다.
태국 정부는 그러나 웨스테르담호 경우와는 달리 13일에는 유명 관광지인 푸껫에 크루즈선 두 척의 입항을 허용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은 승객 487명과 승무원 432명이 탑승한 '시본 오베이션(Seabourn Ovation)호가 홍콩을 출발해 이날 오전 푸껫에 입항했다고 전했다.
또 승객 1천530명에 승무원 1천619명 등 3천149명이 탑승한 '퀀텀 오브 더 시즈'(Quantum of the Seas)호도 싱가포르를 떠나 푸껫에 닻을 내렸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아누띤 찬위라꾼 태국 부총리 겸 공공보건부 장관은 두 크루즈선의 2천여명 승객 대부분은 유럽인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온라인 매체 네이션은 전했다.
반면 웨스테르담 호는 승객 대부분이 홍콩 및 중국 본토 출신이기 때문에 태국 람차방 입항이 거부된 것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그는 또 두 크루즈선이 푸껫에 머무는 시간은 10시간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와 관련, 뜨리술리 뜨리사라나꾼 정부 부대변인은 '시본 오베이션'호 의료진이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인 승객은 없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태국인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푸껫에 크루즈선 입항을 허용한 데 대해 분노를 드러냈다면서, 이번 결정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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