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10만인데 연 1억7천만 방문…커피숍·홍등가 인산인해
"성노동 관광은 무례" 4월부터 홍등가 단체관광도 금지하기로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네덜란드 수도인 암스테르담의 시장이 관광객이 너무 많이 와서 생기는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대마초 판매를 제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펨커 할세마 암스테르담시장은 커피숍에서 대마초 구매가 금지될 경우 외국인 관광객의 3분의 1이 도시를 덜 자주 방문할 것이라고 한 설문 조사 결과를 13일(현지시간) 시의원들에게 전했다.
암스테르담시 통계 당국이 도시 중심부인 싱겔 운하 인근을 찾은 18∼35세 관광객 100명을 대상으로 벌인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4%는 커피숍에서 대마초 구매가 금지되면 도시를 덜 자주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시는 암스테르담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한 이들도 11%에 달했다.
응답자의 57%는 암스테르담을 찾는 중요한 이유로 커피숍을 언급했다.
특히 영국인 응답자들은 33%가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커피숍을 지목했다. 이들 중 도시를 찾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라고 답한 비율(21%)은 전체 응답자(32%)보다 적었다.
할세마 시장은 조사 결과와 함께 보낸 서한에서 의원들에게 "관광객에게 대마초 판매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시행할 것"을 요청했다.
거주 인구가 약 110만명인 암스테르담에는 매년 무려 1억7천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그런데 대다수가 커피숍과 홍등가가 자리한 도시 중심부로 몰려 다른 관광 명소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 당국은 특히 관광객들이 대마에 대한 네덜란드의 '관용정책'을 악용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원칙적으로 대마 소지, 사용, 거래가 모두 불법이지만, 특유의 '관용정책'이라는 방침으로 5g 이하 소량 소지자를 처벌하지 않는다.
이날 암스테르담 시청은 또한 오는 4월 1일부터 홍등가 단체 관광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며, 시내 다른 구역의 가이드 관광은 허가를 얻어야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빅토르 에베르하르트 부시장은 "성 노동자들을 관광지로 취급하는 것은 무례하다"며 조처의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하루에만 최대 115개의 관광 단체들이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를 거쳐 가고 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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