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르인 등 크림주민 자발적 이주 유인책…크림, 2014년 러에 병합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에서 자국으로 이주하는 타타르인 등의 주민들을 위한 소도시를 반도에 인접한 헤르손주(州)에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안에 도시 건설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지난 3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관련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소개했다.
터키는 크림에 거주하는 터키계 타타르 주민들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젤렌스키는 "내 구상은 그들(이주민들)이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크림인들을 대하는지 보여주고 (러시아의 크림인들에 대한 태도와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 건설될 소도시의 주유소, 학교, 유치원, 주택 등 모든 것이 최고 수준임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적 소도시 건설로 러시아의 통치를 받고 있는 크림 주민들의 자발적 이주를 유인하겠다는 구상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3월 친서방 노선을 채택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응징으로 그때까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자국으로 병합했다.
그해 3월 16일 실시된, 러시아 귀속 찬반을 묻는 크림 거주민 대상 주민투표에서 96.7%가 귀속을 지지했음을 근거로 들었다.
러시아는 이후로도 줄곧 크림 의회가 개별 민족의 자기 결정권을 인정한 유엔 헌장에 따라 실시한 주민투표 결과로 크림반도가 러시아로 귀속됐으며, 현지에 배치됐던 러시아 군인들은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안전만을 보장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병합을 자국 영토에 대한 강제 점령으로 규정하고 줄기차게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방도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동조해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크림병합 사건은 뒤이어 발생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親)러시아 무장 반군들의 분리주의 항쟁과 함께 러-우크라, 러-서방 관계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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