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확인된 감염자 7명 늘어…도쿄 유람선 매개로 '연쇄감염' 의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중심으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본 열도 전역으로 퍼질 태세다.
초기에는 수도권이나 오사카 등 제한된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확인됐으나 일본 열도의 북동쪽 끝에 있는 홋카이도(北海道)에서 가장 남동쪽 끝에 해당하는 오키나와(沖繩)까지 감염자가 확인됐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오키나와(沖繩)현은 오키나와의 60대 여성 택시 기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이날 확인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키나와에는 현재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이달 1일 9시간 정도 기항했다.
당시 탑승객 다수가 상륙해 오키나와 관광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택시 기사가 감염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는 전날까지 탑승자 318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이 남성은 중태로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외국에 간 적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어 일본 내 감염자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홋카이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된 것은 이 남성이 2명째다.
오키나와에서 감염자가 확인됨에 따라 감염자의 거주지는 일본 열도의 양극단을 아우르게 됐다.
이날 도쿄도(東京都), 와카야마(和歌山)현, 아이치(愛知)현,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5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특히 도쿄에서 이날 확인된 감염자 2명은 감염 사실이 전날 확인된 70대 택시 기사와 접촉한 인물로 파악됐다.
해당 택시 기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전날 사망한 80대 여성의 사위다.
이 택시 기사가 지난달 소형 유람선 '야카타부네'(屋形船)에서 열린 신년회 때 접촉한 유람선 종업원과 택시 기사의 직장 동료가 1명씩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람선 종업원은 신년회에 앞서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온 여행객과 접촉한 이력이 있어 바이러스가 이들 사이에 연쇄적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아이치현 감염자(60대 남성)는 지난달 28일∼이달 7일 미국 하와이를 여행하고 온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중국 우한(武漢)시에 머물다 일본 정부 전세기로 돌아온 귀국자 1명도 감염이 새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이 일본에서 확인된 이들은 258명으로 늘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집계했다. 14일에만 7명의 감염자가 새로 확인됐다.
감염자 중 218명은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다.
일본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가 일본 상륙 전에 감염이 확인됐다며 이들을 일본에서 감염이 확인된 이들과 별도로 집계하고 있다.
앞서 가나가와(神奈川)현, 교토부(京都府), 지바(千葉)현, 미에(三重)현, 오사카(大阪)부, 나라(奈良)현 등에 거주하는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4개의 주요 섬 가운데 시코쿠(四國)와 규슈(九州)를 제외하고 전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일본 어디에서 감염자가 확인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가운데 코로나19 음성으로 확인된 고령자 중 11명을 하선시켰다.
이들은 사이타마(埼玉)현에 있는 세무대학교 시설에 수용됐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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