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성사진 분석…"우라늄 농축 준비에 쓰는 화학물질 가능성"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우라늄 농축공장 낮은 수준 가동 암시"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북한 영변 핵시설 단지에서 최근 특수 궤도차의 움직임이 포착됐으나 방사성 물질을 이동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전했다.
38노스는 이달 10∼11일 찍힌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변 핵시설 안에서 원통 4∼5개를 실은 궤도차 4대가 발견됐는데, 비방사능 물질을 운반하는 용도로 보인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특수 궤도차가 방사성 물질을 옮기는 게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는 특수 궤도차가 세워진 위치가 방사성 물질의 생산과 무관하고, 방사화학실험실에서 활동이 있다는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8노스는 우라늄 농축 공장 역시 가동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이후 우라늄 농축공장 마당에서 사람이나 차량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냉각기 6대에서 증기가 올라온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38노스가 지목한 궤도차 4대 중 3대는 우라늄농축공장의 북쪽에, 나머지 1대는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과 우라늄농축공장을 연결하는 철도 위에 주차돼 있었다.
각 궤도차에는 원형 모양의 통 또는 도넛 모양의 물체가 실려 있었다.
38노스는 특수 궤도차가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과 우라늄 농축 공장 인근에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이들이 운반하는 물질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투입 물질을 생산할 때 쓰는 모종의 화학 물질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38노스는 이들 궤도차가 주의를 쏟아 관리하지 않는 지역에서 두차례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궤도차가 운반하는 물질이 방사성 물질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38노스는 이번 움직임은 화학물질을 운반한다는 것 자체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과 우라늄농축공장 가운데 한 곳 또는 모두가 낮은 수준에서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기는 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도 이달 10일 확보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에 특수 궤도차 3대가 방사화학실험실 서쪽 선로 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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