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플로리다 자동차경주대회 달려간 트럼프 "애국자들" 구애(종합)

입력 2020-02-17 08:39   수정 2020-02-17 08:40

승부처 플로리다 자동차경주대회 달려간 트럼프 "애국자들" 구애(종합)
아들 부시 이어 현직 대통령 두번째 데이토나500 참석…애국심 자극 지지층 다지기
대통령 전용 리무진 타고 트랙 돌며 경주차들 선도하는 역할 하기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에서 열린 자동차경주대회 '데이토나 500'에 '출격'했다.
지난 5일 상원의 탄핵안 부결로 탄핵 굴레에서 벗어난 뒤 재선 행보에 속도를 내온 연장 선상에서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최대 경합지 플로리다에서 전통적 지지기반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그는 미국 개조자동차경기연맹(NASCAR·내스카)이 주최하는 이 행사의 보수층 팬을 겨냥, '애국심' 프레임까지 가동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명한 자동차 경기의 중앙무대를 차지, 반드시 필승해야 하는 주(州)의 열성 지지자들에게 구애하며 재선 캠페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현직 대통령이 데이토나 500에 참석하는 것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다. 부시 전 대통령도 지난 2004년 2월 재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 대회를 찾은 바 있다.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로 이동, 데이토나 500 대회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본경기가 시작하기에 앞서 연단에 서서 "나의 동료 경기 팬 여러분"이라며 관중들에게 친근감을 표현한 뒤 데이토나 500을 "완전한 미국의 영광", "포효하는 엔진들의 전설적인 대향연"이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관중들을 "애국자들"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사랑한다.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진실로 영광"이라며 "내스카 팬들은 누가 경기에서 이기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가족, 그리고 국가라는 것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짧은 연설을 하는 동안 관중석에는 'USA', '4년 더' 등의 연호가 터져 나왔다. 이번 대회는 '위대한 미국의 경기'로 명명됐다. 로이터통신은 10만명이 경기장에 모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폭스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진짜로 위대한 미국의 경기이다. 나는 이 경기를 거의 일종의 애국주의 사안으로 보고 있다"면서 "할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경주 차량에 뛰어 올라타 나도 경주에 참여하고 싶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사 여러분, 엔진 시동을 거십시오"라는 경기 개시 선언을 한 뒤 '더 비스트'(The Beast)로 불리는 전용 리무진 '캐딜락 원'에 몸을 싣고 일부 트랙을 돌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캐딜락 원 차량 행렬이 40대의 경기 참여 차들의 선도차 역할을 했다.
현직 대통령이 이 대회에서 트랙을 직접 돈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소녀 합창단의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와 미국 국가 연주가 울려 퍼졌고, 미 공군의 곡예비행팀 선더버드가 F-16 전투기 저공비행에 나서는 장면도 연출됐다.
대회가 TV를 통해 중계되는 동안 트럼프 캠프 측은 대대적 광고를 보내는 한편으로 공중에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내스카의 팬 지지기반은 남성, 남부와 중서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기반과 겹친다고 설명했다. 실제 브라이언 프랑스 내스카 회장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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