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뺏길 수 없다"…경선지역 먼저 찾아가 한발 앞선 유세
네바다·사우스캐롤라이나도 연쇄 방문 전략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 뉴스 주인공 자리를 내줄 수 없다'
미국 민주당이 3월 3일 '슈퍼 화요일' 전에 총 4개 지역에서 경선을 치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맞불성 '선제 출격'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경선 레이스의 첫 테이프를 끊은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아이오와주를 방문했다.
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전야인 지난 10일에는 뉴햄프셔의 주도 맨체스터의 남뉴햄프셔대 체육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민주당의 경선과 같은 동선을 그리면서 해당 지역을 먼저 찾아가 '선수'를 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장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조기 경선 지역에서 화면 분할의 순간을 추구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2일 네바다 코커스를 앞두고 이 지역을 찾아 유세할 예정이며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앞서서도 이 지역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는 이때 경선이 치러지는 콜로라도주의 콜로라도 스프링에 들를 것이라고 더 힐은 전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이 경선 일정을 이어가는 동안 집회를 개최, 민주당의 빛을 가리게 하기 위해 조기 경선 지역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이는 이목을 끌면서 11월 대선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지난 3일 아이오와, 11일 뉴햄프셔 등 지역별로 순회 경선 일정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도적인 독무대여서 사실상 '무늬만 경선'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공화당 순회 경선은 '하나 마나 한 싸움'인 만큼, 그의 현장 행보는 경선 득표전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는 민주당 경선을 의식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분석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전략은 그동안 미국의 경선 역사상 보통 상대 당의 대선 레이스가 진행 중인 동안 현직 대통령은 전면적인 선거운동을 자제하던 관례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빼곡히 들어찬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여전히 경선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핵심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공화당 선거 전략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전략이 투입비용 대비 결과물을 비교하더라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1시간 이상의 집회 라이브 중계 등을 통해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시선을 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11월 본선을 겨냥한 측면도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11월 대선 때 조기 경선 지역 4개 주 가운데 아이오와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선 이겼지만, 뉴햄프셔와 네바다에선 근소한 차이로 졌다.
트럼프 진영에서는 조기 표밭 다지기를 통한 기선제압으로 이번 대선에서는 뉴햄프셔와 네바다에서 이길 가능성을 키웠다고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 행보를 자신의 재임 업적 세일즈 및 대선 어젠다 띄우기 장으로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아이오와 주도 디모인 유세에서 중국과의 1단계 합의와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새 북미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서명 등 경제 치적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더힐이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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