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궤도 위성 독자개발 성공…2027년 통신위성 개발 도전"

입력 2020-02-18 09:25   수정 2020-02-18 14:48

"정지궤도 위성 독자개발 성공…2027년 통신위성 개발 도전"
연구책임자 최재동 항우연 단장 일문일답

(기아나·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신선미 기자 =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정지궤도위성을) 독자 개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졌지만 8년 넘는 시간을 도전한 끝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천리안 2B호 발사를 앞둔 18일 발사장인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천리안 1호 개발 때는 공동개발하는 유럽기업 건물에 상주 못 하고, 외부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대기하는 등 서러움도 많았다"며 "2호를 개발하며 다시는 이런 서러움을 겪지 말자고 했는데 목표를 달성해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2A호와 2B호를 모두 우리 손으로 개발하며, 우리나라도 독자 정지궤도위성 개발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단장은 "2027년 개발을 목표로 정지궤도 재난·통신위성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며, 통과될 경우 내년 개발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미나 중앙아시아(국가)에서도 (우리)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해 통신위성을 함께 개발하자는 제의를 많이 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단장은 천리안 2A와 2B호의 개발 책임자다. 1994년 '우리별 3호' 위성 개발에 참여한 이래 1996년부터 정지궤도위성 개발을 도맡아왔다. 정지궤도위성은 한 지점을 계속 관측할 수 있게 일정한 궤도에서 지구 자전과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위성으로, 이를 개발하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19일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 '아리안5ECA'에 실려 우주로 나가는 천리안 2B호는 동경 128.2도, 고도 3만6천㎞에 머물며 한반도 주변 환경을 관측한다.




다음은 최 단장과의 일문일답.

-- 현재 사업단 인력은.
▲ 18명이다. 사업단만 개발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하는 인원이 많다. 40여개 사업체도 참여했다. 항우연뿐 아니라 인프라 총동원해서 개발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국내 산업체의 경우 처음에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도 많았는데 천리안 2A와 2B호를 개발하면서 해외 업체에서도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많은 기술력을 확보했다. 국내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됐다.

-- 현지에서는 언제부터 발사 준비를 했나.
▲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간) 초 팀이 도착했다. 위성은 올해 1월 5일 도착했고 이후 위성이 정상인지 점검했다. 위성이 먼 거리를 이동했기 때문에 습도와 진동 등 위험요소에 따라 상태를 다시 점검했다. 이 과정이 2~3주 걸렸다. 앞으로 남은 것은 카운트다운이다.

-- 발사 성공의 기준은.
▲ 위성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는 발사 1시간 뒤 알 수 있다. 발사체에서 위성이 분리되고 8분 뒤 첫 교신을 한다. 또 약 1시간 뒤 위성의 태양전지판이 전개되는데 이 과정이 잘 되면 위성이 정상적으로 켜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만에 하나 교신에 실패한다면 다음 절차는.
▲ 발사체에서 위성이 분리된 뒤 첫 교신지점이 있다. 만약 여기서 교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추적소 3곳에서 계속 신호를 추적할 예정이다.

-- 천리안 2B호가 운용되면 기존과 어떻게 달라지나.
▲ 해양, 환경탑재체로 해양오염과 대기오염을 상시 관측할 수 있다. 환경탑재체가 실린 정지궤도 위성은 세계 최초다. 해양탑재체는 천리안 1호에 비해 해상도가 4배 이상 좋아졌다.

-- 정지궤도에 천리안 3대(1·2A·2B)가 일시적으로 동시에 운용된다. 활용 계획은.
▲ 동일한 궤도에서 최대 4대까지 동시 운용을 고려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위성이 궤도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천리안 1호의) 남은 수명과 관계없이 동시 운영을 할 예정이다.

-- 국내 정지궤도위성 개발 수준은.
▲ 천리안 2A, 2B호를 동시에 개발하며 자긍심을 갖게 됐다. 기술 측면에서 우수한 면이 많다. 일반적인 통신위성은 태양전지판을 양쪽에 날개를 펼친 형태를 갖는데, 우리는 한쪽 날개만 펼친 형태다. 한쪽 날개만 있는 것은 비대칭제어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제어하는 건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에, 다른 통신위성 기술보다 더 높은 기술을 갖고 있다는 뜻이 된다.

-- 앞으로 계획은.
▲ 정지궤도 위성은 한해에 여러 개 만들 수 있는 위성이 아니다. 평균적으로 7년에 1개씩 개발된다. 앞으로 신기술을 적용한 더 나은 플랫폼과 위성체를 만들고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통신, 항법 등 임무를 수행하도록 세계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겠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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