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나무 쓰러져 승용차·기차와 충돌…최소 9명 부상
노르웨이-덴마크 연결 페리 운영 중단…도로·산길 폐쇄 잇달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지난 주말 영국을 강타한 폭풍 '데니스' 가 몰고 온 물난리로 3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글랜드 중부 우스터셔 텐버리 인근에서 이달 16일 물에 휩쓸려 사라졌던 55세 여성이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장소에서 물에 빠졌던 남성은 헬리콥터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안정적인 상태에서 회복 중이다.
앞서 15일에는 잉글랜드 남부 켄트 마르게이트와 헤른베이 앞바다에서 데니스가 휩쓸고 간 후 남성 시신 두 구가 떠올랐다.
영국 환경청은 이날 저녁 헤리퍼드셔, 스태퍼드셔, 우스터셔 등 잉글랜드 중부지역에 7차례 '심각' 수준의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헤리퍼드셔 와이강 수위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으고, 우스터셔에서는 세번강 범람을 우려해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영국 곳곳에서 도로와 기찻길이 폐쇄됐고,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등교가 불가능해진 몇몇 학교는 문을 닫았다.
잉글랜드 전역에 이날 하루 동안 발령된 홍수 경보는 480여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고, 영국 전체로 보면 600건이 넘는 경보가 내려졌다.
지난 주말 이틀 사이 영국에 데니스가 상륙하면서 시속 145㎞ 이상 강풍이 불고, 한 달 치 강수량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
조지 유스티스 환경부 장관은 정부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가정을 보호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토비 윌슨 영국 환경청장은 "이번 주 중반까지 날씨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잉글랜드 중서부 지역에는 심각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북부 요크에서는 우즈강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근처에 4천개가 넘는 모래주머니로 둑을 쌓고 있다.
독일에서도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나무가 도로, 기찻길 위로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최소 9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프랑스 국경 인근 트리프슈타트 도로를 달리던 승합차가 도로 위에 쓰러진 나무와 충돌하면서 운전자와 승객 6명이 다쳤고 일부는 중상을 입었다.
로스토크에서도 승용차 한 대가 폭우로 길가에 쓰러진 나무와 부딪히면서 2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도르트문트에서는 67명의 승객을 태운 기차가 선로 위로 쓰러진 나무와 충돌했지만 사상자는 없었다.
데니스의 여파는 북유럽까지 영향을 미쳤다. 덴마크 호르센스에서는 제방이 무너질 경우에 대비해 호수 인근 거주자들을 대피시켰다.
노르웨이 남서부지방에서는 폭설이 내리고 강풍이 불어 도로를 봉쇄하고, 산길을 폐쇄하는 사례가 잇달았다.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연결하는 페리 운행도 취소됐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