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사상 최악'의 산불과 사투를 벌인 호주 의용소방관이 방송에서 총리에게 욕설을 퍼부은 후 해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일었다.
18일(현지시간) 호주 매체 '7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NSW) 남부 해안의 넬리건으로 산불이 번지며 주택 여러 채가 소실됐고, 의용소방관인 폴 파커의 집도 심하게 불탔다.
자신의 타버린 트럭 옆에 있던 파커는 방송 카메라에 다가오자 스콧 모리슨 총리에게 전하라며 "빌어먹을(get fucked)", "얼간이(fuckhead)" 같은 욕설을 퍼부으며 "물러가라"고 비난하고, "우리는 이런 불행을 누리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당시 "나는 이미 7채의 집을 잃었고, 더는 잃을 수 없다"고 말하며 기진맥진한 상태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파커의 이런 불만 표출은 지난달 산불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을 때 나온 것으로, 지역민은 물론 호주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모리슨 총리는 작년 12월 자국의 대형 산불에도 미국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NSW주는 당시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었다.
최근 파커는 주변 의용소방대 대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전해 들었다고 언론에 알렸다.
그는 "'당신은 총리를 향해 잘못된 언어를 썼기 때문에 끝장났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파커가 의용소방대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에 온라인에서는 그를 해고하지 말라는 청원이 제기돼 24시간만에 3만5천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서는 5천달러가 모였다.
이러한 논란 속에 지역소방본부는 파커가 해고됐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지역소방본부는 트위터를 통해 "파커는 해고되지 않았고, 여전히 소방대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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