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의료기관·의료진 공격은 국제법 위반…시리아에 약품 보낼 것"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북서부 반군 지역에서 수십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하자 유엔은 이들에 대한 안전과 지원을 보장할 '통로' 설치를 요구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시리아 정부군이 북서부 지역을 공격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90만여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1년 시리아에서 분쟁이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사망자도 올해 들어서만 298명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93%는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등 동맹국의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OHCHR은 또 많은 피란민이 일시에 수용소로 몰리면서 식량과 깨끗한 물, 의료 서비스의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알렸다.
특히 분쟁이 격화하면서 수용소도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제 어떠한 피난처도 안전하지 않다"며 "정부군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숨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인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노골적인 경시는 국제 인권법과 배치된다"면서 "나는 분쟁 당사자들을 향해 가장 강력한 말로 비난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분쟁 지역에 인도주의적 통로를 설치해 민간인의 안전한 통행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시리아 정부와 동맹국에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시리아 북서부의 분쟁으로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의료 기관 수십 곳이 운영을 중단했다며 의료 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8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어제 오후 알레포에 있는 병원 두 곳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고 알렸다.
그는 "의료 기관과 의료진은 분쟁의 목표물이 아니며, 이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임을 재차 밝힌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은 "거의 9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 중 50만 명이 어린이"라며 "어린이는 특히 저체온증과 호흡기 감염에 걸리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동안 WHO는 필수적인 약품 등을 터키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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