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전 난자 채취…실험실서 성숙·동결 과정 거쳐"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프랑스에서 항암치료로 불임이 된 한 여성이 미리 채취한 미성숙 난자로 5년 후 아기를 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항암치료 후 불임을 우려하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교외 클라마르 소재 앙투안 베클레르병원 의료진은 새로운 체외수정(IVF) 시술 방식으로 항암치료 환자의 임신·출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환자는 5년 전 당시 유방암 화학요법을 앞둔 29세 여성으로, 암 치료 후 임신을 원해 이 병원에서 상담을 받았다.
일반적인 IVF 시술은 성숙한 난자를 얻기 위해 난소를 자극하는 호르몬을 투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암환자에게 이러한 호르몬을 투여하면 암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암환자의 난소조직 일부를 떼어내 동결한 뒤 환자가 암 치료를 마친 후 재이식하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이 환자는 난소조직 적출을 과도한 수술로 여기며 원치 않았다.
또 난소조직을 채취할 때 암세포가 섞여 있다면 장기적으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의료진은 대안으로 난소조직이 아니라 난소에 있는 초기단계 난자를 채취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미성숙 난자를 채취한 후 실험실에서 1~2일 성숙시킨 뒤 냉동 보관했다.
환자는 이후 암에서 회복됐지만 자연 임신에 실패하자 얼려둔 난자를 이용해 불임시술을 받았고 임신에 성공했다.
이 여성은 34세였던 지난해 7월 6일 '쥘'이라는 이름의 남아를 출산했다.
각각 유방암, 림프종 치료를 받은 여성 2명도 같은 방식으로 임신한 상태다.
의료진은 난소조직 보관방식이 더 효율적인 치료법이기는 하지만 그 방법을 쓸 수 없는 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세포가 섞일 위험도 없다.
앙투안 베클레르병원에서 생식의료 연구를 이끄는 미카엘 그린버그는 "우리는 당시 동결 난자가 생존할지 그리고 임신 가능성을 유지할지를 알지 못했다"며 "환자가 운이 좋았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번 체외수정 시술 사례는 국제 학술지 '종양학 연보'(Annals of Oncology)에 실렸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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