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사임설 진화 나선 미 공화당…트럼프는 여전히 트윗

입력 2020-02-20 11:36   수정 2020-02-20 11:37

법무장관 사임설 진화 나선 미 공화당…트럼프는 여전히 트윗
폴리티코 "공화당, 대선·상원 재장악 주력 속 후임인준 험난 판단"
NYT "트럼프, '정의' 요구하며 법무부 공격"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마찰'로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의 사임설이 불거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나섰다.
미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바 장관의 해임 또는 사임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박탈하고 상원의 공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그의 직무를 구하기 위한 긴급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조사 이후 법무부에 대해 좌절을 느낀 것에는 동정을 보내면서도 바 장관을 쫓아내려는 어떤 움직임도 중대한 실수라고 경고하고 있다.
공화당의 바 장관에 대한 엄호에는 오는 11월 대선에서의 승리는 물론, 올해 상원 33석 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상원 다수를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 장관의 사임까지 겹치면 후임 인준 과정 역시 험난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존 코닌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SNS 등에서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경우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는 바 장관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밴 새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미국 국민, 법치주의가 바 장관에 의해 잘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을 지낸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도 "바는 내가 인준 투표를 했던 가장 유능한 각료 중 한명"이라며 "그는 정치적 바람에 굴하지 않고 헌신과 탁월한 투명성, 놀라운 능력으로 자신의 책임을 다루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앞서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공동성명을 내고 "가장 높은 인격과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실성을 갖고 있다"고 바 장관을 옹호했다.
이 성명은 2천명 이상의 전직 법무부 관리들이 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공개서명 소식이 들린 직후 나온 것이다.

바 장관이 법무부를 떠날 경우 상원은 그의 후임을 인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앞서 바 장관에 대한 상원 인준 당시에도 민주당 의원 3명의 지지를 포함해 찬성이 54표 밖에 되지 않은 힘든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후임 인준 과정 역시 험난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공화당 내에 깔려 있다.
현재 총 100석인 상원 의석은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5석, 무소속이 2석씩 점하고 있다.
바 장관이 법무부를 떠나고 상원이 새 후보자 인준안을 반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잔여 임기 동안 법무장관 대행 체제를 가동해야 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코닌 의원은 바 장관이 해임 또는 사임할 경우 상원은 곧바로 후임을 인준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사임설은 여전하지만, 바 장관은 당분간은 사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 장관은 지난 18일 그레이엄 위원장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발언에 좌절감을 표했지만 당장 사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일단 두 사람의 '휴전'을 요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 장관이 그가 가져왔던 최고의 협력자 중 하나라는 점을 각인시키려 노력 중이라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 장관의 트윗 중단 요청과 이를 중재하려는 공화당 의원들의 목소리에도 법무부에 대한 언급을 지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가 조만간 트럼프 캠프를 겨냥할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정의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다시는 우리나라와 대통령에게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 장관의 트윗 중단 호소를 무시하고 자신과 모든 미래 대통령을 위해 '정의'를 요구하며 법무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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