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공 데려오는 비용 지원…버스·기차·항공기로 '모시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경제 정상화를 위해 지방 정부들이 '농민공 복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확산 대응과 함께 경제 정상화를 강력하게 주문하면서 지방 정부마다 공장 조업 재개에 비상이 걸렸다.
공장 조업 재개를 위해서는 농촌 출신 노동자인 농민공의 현장 복귀가 급선무지만, 각 지역의 교통 통제와 '복귀 후 14일 자가격리' 등의 조치에 질린 농민공들이 좀처럼 복귀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총 3억 명으로 추산되는 농민공 중 3분의 2가 넘는 2억 명 이상의 농민공이 지난주까지 생산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저장(浙江)성, 장쑤(江蘇)성 등 중국 동부의 경제 중심을 이루는 지역 정부들은 농민공을 특별 교통편으로 데려오고, 조기 복귀한 농민공에게는 수당을 지급하는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2천300만 명에 달하는 농민공들이 일하는 저장성은 최근 노동력 여유가 있는 구이저우(貴州), 안후이(安徽), 쓰촨(四川) 등에서 농민공 2만1천800명을 전세 버스와 기차, 비행기 등으로 데려왔다.
저장성의 중심 산업도시인 닝보(寧波)시는 기업들이 농민공을 데려오는 비용의 절반을 지원해주고 있다.
복귀하는 농민공에게는 1인당 500위안(약 8만5천원)의 특별 수당을 지급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에는 최대 30만 위안(약 5천1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저장성 후저우(湖州)시는 기업이 신규 인력을 한 명씩 고용할 때마다 1천 위안(약 17만원)을 지원하고, 시 밖에서 20명 이상의 인력을 데려오는 기업에는 최소 4천 위안(약 68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융캉(永康)시의 경우 윈난(雲南)성에서 농민공들을 데려오기 위해 60대의 전세 버스를 동원하기도 했다.
저장성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원저우(溫州)시를 제외하고 성내 모든 교통통제를 철폐했으며,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지난주 40%에 불과했던 공장 가동률이 이달 말 70%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아이단 야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정책들은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어떠한 대가를 감수하고라도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 것'에서 '코로나19 확산 저지와 경제 정상화의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이달 하순까지 1억2천 명, 다음 달까지 1억 명의 농민공이 생산 현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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