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생성 늘리는 크리스테 내막의 역동적 구조 변화 확인
독일·미국 공동 연구진, 저널 '엠보 리포트'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발전소이자 에너지 저장 장치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는 식물과 동물, 균류 등의 거의 모든 세포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에는 아직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다.
예를 들면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내막의 정적인 구조가 중요하다는 게 지금까지 과학계의 통설이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이 추론이 뒤집히게 됐다.
살아 있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내막(mitochondrial inner membranes)은 정적인 것과 거리가 멀고, 오히려 몇 초마다 한 번씩 그 구조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 하이네대(HHU)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과학자들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엠보 리포트(EMBO Reports'에 발표했다.
HHU가 19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이런 동적인 적응 과정은 에너지 생성 기능을 더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HU 생화학·분자생물학 Ⅰ 연구소의 안드레아스 라이헤르트 교수는 "이 발견은 세포 발전소(미토콘드리아)의 작동 방법을 근본적으로 다르게 보는 것이어서 교과서 내용도 수정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음식물의 에너지를 ATP 형태의 화학 에너지로 전환한다. 그런 의미에서 ATP는 세포의 에너지 단위라고 할 수 있다.
성인 한 명이 매일 체내에서 만들어 쓰는 ATP를 한데 모으면 대략 75㎏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 합성 능력이 생기는 곳이 바로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이다.
미토콘드리아 내막에는 수없이 많은 '크리스테(cristae·빗살형 돌출부위)'가 있는데. 이들 크리스테가 정적인 구조로 있어야 ATP가 안정적으로 합성된다는 가설이 이번에 무너진 것이다.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크리스테가 역동적인 구조로 변화하려면 MICOS라는 단백질 복합체가 필요하다는 것도 이번에 확인됐다.
MICOS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파킨슨병이나, 간 손상을 동반하는 미토콘드리아 뇌병증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라이헤르트 교수팀은 10년 전 이 복합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하나를 처음 발견했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MICOS의 기능을 분명히 밝히는 중요한 진전이 될 거로 보인다.
라이헤르트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내막이 분열한 후 크리스테가 잠시 고립형 소포(vesicles)로 있다가 다시 내막과 융합하는 걸 관찰했다"라면서 "미토콘드리아는 이런 과정을 통해야 세포의 에너지 수요 변화에 적절하고 빠른 속도로 적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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