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블룸버그가 두들겨 맞는다며?" 민주당 토론회 맞불 유세

입력 2020-02-20 16:36  

트럼프 "블룸버그가 두들겨 맞는다며?" 민주당 토론회 맞불 유세
'훼방 전략 극대화' 분석…샌더스·바이든도 동시 비난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회가 열린 같은 시간대에 인근 지역에서 맞불 유세에 나섰다.
민주당 TV토론회가 시작한 지 불과 30분 뒤에 유세를 시작함으로써 경쟁자인 민주당에 대한 훼방 공세를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부터 나흘간 미 서부 유세 일정에 돌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민주당 경선 유력 후보들을 일제히 깎아내렸다.
민주당은 오는 22일 세 번째 대선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이날 TV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아직 경선에 등판하지도 않았지만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토론회 데뷔 자리이기도 해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는 지극히 전략적으로 해석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에서 "이제 그들(민주당)은 '미니 마이크'라는 신참 승무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미니 마이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룸버그 전 시장이 자신보다 키가 작다고 조롱하며 붙인 별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을 겨냥해 "토론회에서 두들겨 맞고 있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도 민주당 후보로 지명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경선 선두주자로 질주 중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초기 경선에서 참패했지만 반전을 도모 중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소속인 샌더스를 '사회주의자' 정책과 연결해 그가 미국인들에게서 의료서비스를 앗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샌더스를 후보로 지명하지 않으려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오늘 밤 어때?"라며 조롱하듯 말했다.
이어 바이든에 대해선 최근 행사에서의 군중 규모를 거론하며 조롱했다.
지난해 의회에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의 TV 광고를 사비로 제작했던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에 대해서는 "멍청이" "얼간이" 같은 용어로 비난했다.
스테이어는 규정에 따라 이번 토론회 참가 자격이 없는 상태다.
집회 참가자들이 '4년 더'를 외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게(민주당 후보가) 누구건 상관 없기 때문에 괜찮아"라며 "우리가 이길거야, 우리가 이길거야, 이겨야 해"라고 점점 더 큰 소리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직전 그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도 연단에 올라 민주당 후보들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유세에 몰려든 사람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쓰인 트럼프의 빨간 모자를 착용하거나, '장벽을 쌓아라'고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의 토론회와 같은 시간대에 유세하는 것뿐 아니라, 20일에는 콜로라도에서 유세를 이어가는 데 이어 민주당 네바다 코커스 하루 전날인 21일엔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
이는 민주당의 주요 경선 때마다 이에 도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유세가 열린 애리조나주는 미 대선에서의 대표적인 경합주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포인트 미만 차이로 겨우 승리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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