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 용의자 편지·동영상 보도…희생자들 일부는 터키의 소수민족 쿠르드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독일 하나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 극우폭력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은 용의자가 남긴 자백 편지에서 극우 성향의 시각이 노출됐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를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용의자는 편지에서 "독일이 추방하지 못하고 있는 특정 민족들을 제거한다"는 말을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총기 난사의 희생자들 중에는 중동의 소수민족인 쿠르드계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도 전해졌다.
빌트는 소식통을 명시하지 않은 채 용의자인 남성이 범행을 인정하는 동영상도 남겼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19일 오후 10시께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처에 있는 도시 하나우에서 차량을 운전하며 술집 두 곳에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빌트는 이번 총격사건으로 8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같은 국가와 비교할 때 독일에서 총기 난사가 드문 편이지만 최근 극단주의, 극우 폭력사건이 종종 발생해 우려를 사고 있다.
독일에서는 이달 14일 연방 검찰이 폭력적인 극우단체와 관련한 조사의 일환으로 12명을 체포했다.
올해 1월에는 슈투트가르트 근처에서 자신의 부모를 포함해 일가족 6명을 총기로 살해한 혐의로 26세 남성이 체포된 적이 있었다.
작년 10월 독일 할레에서는 극우 폭력배가 유대교 회당에 침투하려다가 2명을 총으로 쏴 살해하고 다수를 다치게 한 사건이 있었다.
같은 해 6월에는 난민을 옹호하던 헤센주 카셀의 지역 정치인 발터 뤼프케가 극우주의자에게 피살됐다.
2016년 7월에는 이란계 독일인인 10대가 뮌헨 중심부에서 9명을 사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들어 독일에서 극우, 극단주의, 범죄조직의 폭력사건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독일에서 전통적으로 중도 정당이 강세를 보였지만 2015년 이후 현지 사회가 양극화해 갈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2015년 이후 독일이 200만명의 망명 신청자를 받아들이면서 겪는 사회통합 진통으로 관측되고 있다.
독일에서 총기를 소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총기판매가 엄격히 통제되고 총기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입수할 수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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