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0만년 갈라진 고대 사람종…유전자 변이 통계분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현생인류의 조상이 절멸한 화석인류인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과 잠자리를 같이해 자식을 낳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는 현대인의 유전자에 흔적이 남아있어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넘어 약 70만년 전에 제3의 고대 사람종(種)이 유라시아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이들이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조상과 이종교배를 통해 현생인류에게 유전자를 남겼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인류학과 앨런 로저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현대 아프리카와 유럽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공유하는 유전자 변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총 5차례에 걸친 이종교배를 찾아냈으며, 이 중 가장 초기에 이뤄진 이종교배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고대 사람종이 약 200만년 전에 본류에서 갈라져 나온 "초고대(super-archaic)" 개체군으로 100만년 이상을 네안데르탈인-데니소바인 조상과는 떨어져 생활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사람종의 이종교배 중 가장 먼 종간 교잡으로 지적됐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은 약 75만년간 분리된 뒤 이종교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인류의 조상이 크게 세 차례에 걸쳐 유라시아로 진출한 것으로 분석했다. 약 200만년 전 초고대 개체군이 유라시아로 먼저 진출하고,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조상이 70만년 전에 합류하며 두 사람종 간 교잡이 이뤄졌다. 이후 5만년 전에 현생인류가 발을 들여놓으며 네안데르탈인 등과의 이종교배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로저스 교수는 "초고대 개체군의 이종교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이들 개체군의 규모도 추정할 수 없었다"면서 "우리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완전히 어둠으로 남아있던 인류 진화의 공백에 빛을 비추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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