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게이트' 어산지, 미국 송환 피하려 프랑스 망명 추진

입력 2020-02-21 12:01  

'러시아 게이트' 어산지, 미국 송환 피하려 프랑스 망명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영국에서 진행되는 미국 송환 심리를 앞두고 프랑스로 망명 신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산지의 유럽 변호인단인 에리크 뒤퐁 모레티는 프랑스 파리의 기자회견장에서 "(어산지에게) 모든 언론인의 운명이 달려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레티는 "현재 상황을 충분히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에 대해 논의해보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어산지는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대선 당시 러시아 정부 연계 집단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유출해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힘으로써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도왔다는 것이다.
어산지의 변호인단은 런던의 교도소에 복역 중인 어산지가 겪었던 인권 침해와 건강 악화 등을 언급하며 그에 대한 부당성을 강조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에게 프랑스는 위키리크스가 처음 창단된 곳이자 어산지의 자녀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라면서 그의 망명과 관련한 '구체적인 요구'를 해왔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 어산지의 변호를 맡은 인권 판사 발타사르 가르손도 어산지가 미국대선 개입 해킹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의혹을 부인하면 사면해주겠다는 '거래'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제안받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르손은 어산지가 "미국 정부의 압박에 저항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어산지의 송환을 요구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4일 열리는 송환 재판에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증언과 '문서적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에서의 성폭행 혐의로 지난 2011년 영국에서 체포됐다가 보석을 받고 풀려난 뒤 2012년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도피해 생활해왔다.
하지만 지난 4월 에콰도르 대사관이 어산지에 대한 보호조치를 철회하고 영국 경찰의 진입을 허용해 영국 경찰이 어산지를 체포,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수사 재개를 결정했다.
어산지는 영국에서 보석 조건 위반 혐의로 징역 50주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은 어산지를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 등 18개의 혐의로 기소하고, 영국 측에 어산지의 송환을 요청한 상태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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