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여성 공무원이 스페인 출장 도중 체포돼 현지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외무부는 이날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러시아 동·식물검역청 산하 기관 '전러시아식물검역센터' 직원으로 스페인에 단기 출장을 갔던 올레샤 크라실로바가 지난 14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 남부 국제공항에서 출국하던 중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외무부는 "우리가 확보한 비공식 정보에 따르면 크라실로바 체포는 미국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전 세계에 걸친 미국 당국의 러시아인 '사냥' 관행의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통역사인 크라실로바가 지난 10일 공식 대표단의 일원으로 스페인으로 출장을 갔다가 나흘 뒤 테네리페 공항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면서 '생체 자료를 제3자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구체적으로 그녀가 어떤 생체자료를 누구에게 넘겼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크라실로바가 한때 주러 미국 대사관 국제과에서 일하며 지문 채취 업무를 맡았다고 소개한 점을 미뤄볼 때 미 대사관이 확보한 지문 등의 생체 자료를 제3자에게 넘긴 혐의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크라실로바를 국제 수배 대상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미국으로 추방돼 재판을 받을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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