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연내 영국과 미래관계 합의 장담 어려워"

입력 2020-02-23 18:40  

마크롱 "연내 영국과 미래관계 합의 장담 어려워"
'프랑스 농업·어업 등 이익 보호 노력' 약속
영국 정부, 내달 협상 앞두고 무역협정 기본 틀·요구사항 등 이번주 공개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내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미래관계 합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어업이 미래관계 핵심 난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 보복, EU 예산안 등과 관련해 프랑스 농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BBC 방송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파리 농장 쇼'(Paris farm show)에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EU 예산안과 관련해 농업 보조금 삭감에 대한 반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EU 내 최대 농작물 생산국이자 공동농업정책(CAP)의 가장 큰 수혜국이다.
CAP 예산은 주로 유럽의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쓰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CAP와 관련해 우리는 야심 찬 예산을 보호할 것"이라며 "CAP는 브렉시트의 조정 변수가 될 수 없다. 우리는 농민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CAP) 예산을 줄이려는 사람들에게는 굴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보복 관세로 어려움을 겪는 와인 산업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앞서 미국은 EU의 항공기 보조금을 문제 삼아 지난해 10월부터 와인을 포함한 다양한 EU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업계는 이같은 관세가 유지될 경우 연간 3억∼4억 유로(약 3천900억∼5천200억원)의 매출 감소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미국 시장에서 4천만 유로(약 500억원)의 매출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EU 집행위원회 차원에서 문제를 논의하는 한편, 와인 생산업자에 대한 조세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는 이날 프랑스 어업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올해 연말까지인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이 종료되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어선들은 영국 수역에 대한 접근권을 잃게 된다.
양측은 이를 포함해 향후 어떻게 미래관계를 설정할지를 놓고 오는 3월부터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양측 사이에 (미래관계 협상) 합의가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영국이) 매우 강경한 만큼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이 협상 카드를 손에 들고 있다. 그것(중 하나)은 어업"이라며, 이 문제가 협상에서 가장 첨예하게 의견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어업이 겪게 될 어떤 손실에 대해서도 보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영국은 미래관계 협상에서 영국 수역에 대한 EU의 접근권을 포함한 어업 문제를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영국 어선들이 최우선권을 가지는 틀 아래에서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영국 정부는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의 기본 방향과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을 오는 25일 내각회의에서 서명한 뒤 27일 의회에서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EU에 '캐나다 모델' 무역협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와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에 따르면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 관세는 없어지지만, 여전히 통관 및 부가가치세(VAT)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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