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이스라엘이 자국 내 한국인 200여명을 예루살렘 근처 군기지에 격리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예루살렘 남부의 유대인 정착촌인 '하르 길로' 지역 주민들은 23일(현지시간) 정착촌 외부 도로를 점거하고 타이어를 태우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수용지로 선정된 하르 길로가 예루살렘과 가깝다면서 병이 확산하면 예루살렘과 인근의 또다른 유대인 정착지인 서안 구쉬 에치온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국방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위험하고, 불합리한 결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고등법원에 격리수용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도 제출했다.
구쉬 에치온 지역위원회도 정부에 해당 조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지역 당국과의 합의 없이 격리 수용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앞서 이스라엘 인터넷매체 와이넷(Ynet)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이스라엘 당국이 한국인 관광객 약 200명을 예루살렘 근처 군기지에 격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착촌 중심부에 위치한 하르 길로 군기지는 보통 군사 훈련 및 교육에 활용되나, 한국인 수용 기간에는 어떤 이스라엘군도 이곳을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이스라엘 보건부와 국가안보회의의 조율을 거친 이번 조치가 실제 이행되기까지는 정부 고위 당국자의 승인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격리 수용 계획은 한국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 모든 한국인을 즉각 추방하는 대신 나온 방안이라고 와이넷은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에서는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군인 등 30명이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 중 2명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들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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