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코로나19, 비말로 주로 감염…음압병실 꼭 필요한 감염병 아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00명을 넘어 1천명을 앞두는 등 급증하면서 이른바 음압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음압 병상은 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두는 시설로 병원 내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음압 병상은 793개 병실의 1천77개 병상뿐이다. 이 중에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음압 병상)은 161개 병실, 198개 병상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39개 병실, 383개 병상으로 가장 많고 경기 143개 병상을 제외하면 부산(90개 병상), 경남(71개 병상), 대구·인천(각각 54개 병상) 등은 100개 병상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늘면서 지역 곳곳에서 환자가 쏟아지면 이들을 수용할 음압 병상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실제로 24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전체 국가지정 음압 병상의 가동률은 64.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와 의심 환자가 연일 수백명 단위로 환자가 쏟아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조만간 꽉 찰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국가지정 음압 병상이 부족할 경우에는 지역공공병원과 민간종합병원의 음압병실을 차례로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때는 현실적으로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만큼,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분류해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일반격리병실에 입원 시켜 치료할 예정이다.
이를테면 성별, 지병(기저질환) 유무, 진단 시기, 증상, 엑스레이 소견 등을 근거로 임상 의사가 중증도를 분류, 어느 정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다고 예견되는 중증환자들은 국가지정격리병상 중심으로 배정하고 그렇지 않은 경증환자는 일반병실에서 치료한다는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이 과정에서 환자 간 교차오염이 생기면 안 되기에 가능한 한 1인실 격리를 원칙으로 하되, 확진 환자인 경우에는 이미 확진 상태이기에 1인실 또는 다인실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진료지침을 정비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금처럼 확진 환자가 많이 발생할 경우에는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에 모두 입원시키기 어려워 저희가 원칙을 세운 게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이를 통해 의료진이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고 산소치료 같은 적정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경우 비말 전파가 주된 감염경로인 특성을 보인다며 반드시 음압병실이 필요한 감염병은 아니라고 말한다.
음압병실이 꼭 필요한 감염병은 홍역, 결핵처럼 공기 전파가 확실한 전염병이다.
물론 음압병실이 충분하면 음압병실에 격리 치료하면 좋겠지만, 음압병실이 부족하더라도 치료받지 못할지 모른다고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밝혔듯이 대량 감염사태가 전국에서 일어나면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경증과 중증 환자로 나눌 수밖에 없고, 경증 환자는 우한 교민을 격리했던 시설 같은 곳에서 머물면서 의료진이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치료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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