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객실승무원 1명도 확진…이스타항공, 임직원 급여 40%만 지급
대기업 재택근무 확산…LG, 초등생 자녀돌봄 직원도 포함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악화로 산업계에서도 피해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임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사업장을 폐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부품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생산 차질도 차츰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재택근무제를 확대 시행하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회의나 행사 등을 잇달아 취소하는 등 임직원 안전조치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 국내 자동차부품 공급망도 불안정…현대차 포터 생산라인 가동 중단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아닌 국내 부품공급 불안정으로 인한 생산 차질도 빚어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4공장의 소형 화물차 포터 생산라인은 이날 가동을 중단한다. 포터 적재함 철판(데크)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인 서진산업이 전날 공장을 닫은 여파다.
서진산업은 21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직원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자 사업장을 임시 폐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포터 데크와 같이 부피가 큰 부품은 재고를 많이 보관해두지 않아서 바로 영향이 온다"고 말했다.
서진산업은 팰리세이드와 코나 등 차체 부품도 공급하지만, 해당 차종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한다고 현대차는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확산한 이래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엔 중국 협력업체 공장이 멈추며 와이어링 하니스 조달이 끊겨서 국내 완성차 업체가 모두 휴업을 했다. 와이어링 하니스도 덩치가 크다 보니 평소에 물량을 많이 확보해두지 않는 부품이다.
이제는 국내가 문제다. 부품사뿐 아니라 본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 부품이 있어도 공장을 세워야 할 수 있다.
자동차 부품사들이 포진한 대구·경북에서 코로나가 급속히 퍼졌고, 이제는 현대차 공장이 있는 울산에서도 확진자가 4명으로 늘었다.
완성차 업체들은 방역을 강화하고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경계 수위를 높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생산하더라도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 둔화도 우려된다. 외부 활동이 확 줄면서 영업점을 찾는 발길이 확연히 줄었다. 다음 달 초에 나올 완성차 업체들의 2월 판매 실적이 상당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해를 시작하며 야심 차게 신차를 준비한 업체들은 속앓이 중이다. 새로 차를 내놓으며 널리 알려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에선 대중 행사를 할 수 없어서다.
르노삼성차는 3월 3∼4일로 예정한 XM3 출시 행사를 이날 취소했다.(끝)
◇ '확진자 근무' 사업장 폐쇄 잇따라…대한항공 객실승무원도 확진
서울 용산구 LS타워 16층에 입주한 LS그룹 계열사 직원에 최종 확진 판정이 나면서 회사는 24일 오후부터 25일까지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16층은 2주간, 14∼21층은 내달 1일까지 폐쇄한다.
이 건물에서 근무하는 LS그룹 임직원 4천여명과 삼일회계법인 인력 300여명에는 재택근무 지침이 내려졌다.
LS그룹 관계자는 "확진 판정에 따라 기존 26일까지로 예정됐던 계열사 직원 재택근무 기간을 주말까지로 연장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도 외주 협력사 직원의 LS타워 출입이 확인되면서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서울 중구 한화빌딩 21∼25층에서 근무하는 본사 임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협력사 직원 검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오후부터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폐쇄했다. IOC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별도 건물에 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내 협력사 위츠(WIZ) 직원도 25일 1차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건물이 폐쇄됐다.
해당 건물 전체 방역이 실시됐고 확진자가 근무한 층은 3일간 폐쇄하기로 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내 다른 건물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LG화학 충북 청주 오창2공장에서는 청주 신천지 모임에 참석한 직원 1명이 24일 미열 증상을 보여 한때 건물 내 근무 인력들을 귀가시키고 방역작업을 벌였다. 다만, 해당 직원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밝혀졌다.
앞서 22일에는 삼성전자[005930] 구미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4일까지 폐쇄됐다. 구미 사업장은 전날 오후 재가동했고, 확진 직원이 근무한 층도 이날 오후부터 정상 출근했다.
LG전자는 인천캠퍼스 연구동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자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폐쇄하고 방역을 하고 연구동 직원들을 재택근무 시키는 선제 조치를 했다. 이 직원은 이날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고 직원들도 정상 출근했다.
LG전자 서초구 양재동 소재 서초R&D 캠퍼스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검진을 했으나, 음성 판정이 나왔다. 회사는 해당 직원이 근무하는 층의 모든 인원을 전날 오후 귀가시키고 방역 작업을 했으며, 26일부터 정상 운영할 예정이다.
◇ 대기업 재택근무 확산 추세…이스타항공은 급여 40%만 지급
이처럼 직원들도 확진자로 판정받는 사례가 속출하자 재택근무를 적용하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LG그룹은 이날 안전 조치 강화를 발표하며 임산부 직원에게는 기간을 특정하지 않고 필요한 기간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특히 유치원과 어린이집 휴원, 초등학교 개학 연기 등에 따라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돌봐야 하는 직원들도 재택근무 대상에 포함했다.
SK그룹도 이날부터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1∼2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재택근무 대상은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 구성원으로 해당 기간 업무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시행된다.
참여 계열사는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네트웍스, SK실트론 등이다. 재택근무 적용이 어려운 SK하이닉스[000660]는 임신부 직원 300여명에게 다음 달 8일까지 2주간 특별휴가를 부여했다.
현대오일뱅크도 근무 시간 유연화, 임산부 직원 재택근무, 육아 중인 직원 휴가 사용 독려 등 코로나19 대응 제도를 운영한다.
앞서 삼성은 24일 전 계열사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임직원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오는 1일까지 출근하지 않도록 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항공업계는 '일시 휴업'도 거론된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에어서울은 한 달간 전 노선 운항을 중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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