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들도 잇단 실적 하향…코로나19 공포 현실화(종합)

입력 2020-02-25 16:08  

다국적 기업들도 잇단 실적 하향…코로나19 공포 현실화(종합)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장이 세계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다국적 업체들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기업들도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1분기 매출 증가율이 작년 동기 대비 9~10%로 3주 전 추정치보다 2~3%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라고 전날 밝혔다.
마스터카드는 "해외여행과 해외 전자상거래가 타격을 받았다"면서 "코로나19가 얼마나 지속할지, 얼마나 심각할지 불확실해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단기간에 매출 전망치를 수정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행위가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마스터카드는 코로나19의 충격이 1분기에 마무리되면 연간 매출 증가율은 당초 전망치의 하단인 10%대 초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실적 전망을 철회한다고 전날 밝혔다.
이 항공사는 오는 4월 말까지 중국과 홍콩 운항을 중단키로 하는 등 자사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태평양의 여러 항로 운항을 멈췄다.
이 항공사는 올해 새로운 실적 추정치를 내놓지는 않았으나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주당 11~13달러의 이익 목표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형 소비재 업체 P&G는 올해 매출과 이익이 모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난주 말 밝혔고, 휼렛패커드는 전날 생산 지연으로 2분기 잉여현금흐름에 중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앞서 지난 17일 애플은 "중국 현지 공장의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기업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전망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공식 확인한 사례는 애플이 처음이다.
애플은 당초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630억∼670억 달러(약 74조6천억∼79조3천억원)로 평소보다 넓게 잡았는데, 수정 매출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 본토 바깥의 항공사 중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 홍콩 캐세이퍼시픽도 최근 성명을 통해 "2020년 상반기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은 중국 투자 손실을 우려해 오는 4월부터 1년간 승진 등을 포함한 모든 급여 인상을 중단하고 고위 관리직의 경우 5%까지 자신의 급여를 자진 반납토록 했다. 고위 관리직의 급여 삭감은 연말 보너스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2천24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테마섹은 전체 자금의 26%를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
일례로 테마섹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주가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dae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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