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군 마지막 원수…고르바초프 개혁 반대 쿠데타 가담해 체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군의 마지막 원수(대장 위의 가장 높은 군 계급)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반대하는 보수파 쿠데타에도 참여했던 드미트리 야조프가 25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야조프가 모스크바에서 숨졌다고 전하면서 사인은 오랜 지병이라고 간단히 소개했다.
소련 붕괴 전인 지난 1990년 원수 계급을 받은 야조프는 생존한 소련군 마지막 원수였다.
그는 국방장관(1987~1991)으로 재직 중이던 1991년 8월 고르바초프의 개혁 정책(페레스트로이카)에 반대하는 보수파의 쿠데타에 참여했다.
당시 쿠데타를 주도한 8인의 '국가비상사태위원회' 위원 가운데 1명이었던 그의 명령으로 모스크바로 탱크와 중화기들이 배치됐다.
하지만 쿠데타는 개혁파와 시민의 강력한 저항으로 '3일 천하'로 끝났다.
크림반도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설득하러 현지로 갔던 야조프는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국가반역죄로 체포됐다.
보수파의 실패한 쿠데타는 그해 12월 무너진 소련 붕괴를 알리는 전주곡이었다.
야조프는 1993년 석방됐고 그 이듬해 사면됐으며 1998년부터는 러시아 국방부 국제군사협력총국의 주임군사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공로로 소련 정부의 붉은별 훈장을 받았던 그는 이달 초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으로부터 청년들의 애국적 교육에 적극 참여한 공로로 '조국 공헌 3급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에는 발트 3국의 하나인 리투아니아 법원에서 이뤄진 궐석재판에서 1991년 1월 소련군이 리투아니아 민족주의자들을 무력 진압한 사건과 관련 반인류범죄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아 10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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