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설명회서 "고질라 같은 큰 기침 아니면 감염 안 돼"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이끄는 후생노동성(후생성)의 한 간부가 코로나19 전염력을 과소평가하는 취지의 농담 섞인 발언을 했다가 엄중주의를 받았다.
2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생성의 가나이 가나메(金井要) 도카이호쿠리쿠(東海北陸) 지역담당 후생국장은 지난 18일 아이치(愛知)현 오카자키(岡崎)시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고질라처럼 큰 기침을 하는 사람이 없는 한 감염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설명회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일부 감염자를 오는 4월 개원하는 오카자키의료센터에 수용하는 것에 대해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자리였다.
가나이 국장의 '고질라 기침' 발언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상을 출석시킨 가운데 지난 20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당장 논란이 됐다.
이 발언을 국회에서 문제 삼은 오니시 겐스케(大西健介) 국민민주당 의원은 "가나이 국장이 주민들에게 무례하고 너무나 긴장감을 상실한 말을 했다"면서 가토 후생상에게 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오니시 의원에 따르면 가나이 국장은 당시 설명회에서 "(코로나19는) 비말(침방울)로 감염되고,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괜찮다. (감염시킬 정도로)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데까지 (침방울을) 날릴 정도로 큰 기침을 하는 사람은 없다. 고질라도 아니고…."라고 한 뒤 "마지막 말은 농담이다. 웃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시 설명회에 참석했던 200여명의 주민 가운데 "웃을 수 없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낸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토 후생상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현실을 무시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론이 커지자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긴장감이 결여된 발언으로 신뢰를 훼손했다"며 엄중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
가토 후생상은 또 "본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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