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둔 별이 날려버린 물질로 만들어낸 우주 '모래시계'

입력 2020-02-26 15:56  

죽음 앞둔 별이 날려버린 물질로 만들어낸 우주 '모래시계'
6천500광년 밖 행성상 성운…별 힘 잃으며 1만년 내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죽음을 앞둔 별 주변에 형성되는 행성상 성운(行星狀 星雲·planetary nebula)이 모래시계 모양으로 관측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도 참여하는 국제 제미니천문대는 26일 지구에서 약 6천500광년 떨어진 컴퍼스 자리에서 관측된 행성상 성운 'CVMP1'의 컬러 합성 이미지를 공개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광학·적외선 천문학연구소(OIR Lab)에 따르면 가스와 먼지로 된 행성상 성운은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적색거성이 외피 층을 격렬한 항성풍으로 날려버릴 때 형성되며, 뜨거운 핵만 남게 된 별의 에너지가 주변 가스에 전달되며 빛을 내게 된다.
CVMP1과 같은 행성상 성운은 질량이 태양의 0.8~8배의 별에서만 형성된다. 이보다 질량이 작은 별에서는 외피 층이 흐지부지 사라져 백색왜성이 되고, 이보다 질량이 더 큰 별은 초신성이 된다.
행성상 성운이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장면은 그러나 별이 에너지를 잃으면서 1만년 정도만 지속하고 사라지게 된다.
행성상 성운의 크기나 형태는 별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데, 주변을 도는 짝별이나 행성의 존재나 자전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VMP1은 헬륨과 질소가 풍부하고 행성상 성운 중에서도 초대형급으로 나타나 모래시계 모양의 미학적 가치를 넘어 천문 연구 대상으로서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성상 성운으로서 이미 상당히 진화해 성운의 말기 상황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CVMP1을 만든 별은 주변 가스에서 방출하는 빛을 측정한 결과, 온도가 약 13만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런 높은 온도는 수천년간 지속해서 떨어지며, 궁극에는 행성상 성운의 가스를 이온화하지 못할 정도로 별의 에너지가 약해져 결국 모래시계 형태도 사라지게 된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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