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 "다양한 컨틴전시 대비"…핵·탄도미사일·재래식 무기 '본토 위협' 적시
외교적 해결원칙 견지 속 '오늘밤에라도 싸워이길 태세' 강조,경고 메시지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군 수뇌부는 26일(현지시간) 북한이 핵과 탄도 미사일, 재래식 무기 증강을 통해 한반도와 역내,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오늘 밤에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다만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 원칙도 재확인했다.
북미간 교착·경색 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외교적 해결 기조를 견지하며 상황관리에 나서면서도 북한이 미 본토에도 위협이 된다는 점을 적시하는 한편으로 '다양한 비상사태'까지 염두에 둔 높은 대비태세를 거론, 추가 도발 등 궤도이탈 가능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열린 하원 군사위의 예산안 청문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제출한 서면 인사말을 통해 "현재 북한은 다양한 핵과 재래식, 비재래식 무기의 개발을 통해, 그리고 탄도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정통성(legitimacy)을 구축하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있는 우리의 전력은 우리의 한국 카운터파트들과 함께 여전히 높은 대비태세 상태에 있다"고 강조했다.
'legitimacy'는 적법성, 정당성, 정통성 등을 뜻하는 표현이다.
그동안 북한은 북미 정상간 톱다운 외교 등을 통해 '정상국가'로서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으려고 시도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궁극적으로 무기 증강을 통해 핵 보유국 지위 인정을 추구할 가능성에 대한 미국 당국의 판단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하고도 핵과 재래식 무기, 탄도 미사일 구축 등을 계속 진행해 왔다는 미국 당국의 평가를 재확인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가 한국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여전히 필요한다면 오늘 밤에라도 싸워서 이길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며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이날 서면 인사말과 발언 등을 통해 "미국과 북한간 외교적 해빙에도 불구, 북한은 핵과 탄도 미사일 능력으로 우리의 역내 동맹들과 본토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양의 광범위한 재래식 전력 뿐 아니라 이러한 위협들을 억지하고 위협들로부터 지킬 전력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며 한미연합군이 "다양한 컨틴전시(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의 본토를 지키는 것 뿐 아니라 한반도에 대한 대비태세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미국의 국방전략(NDS)이 중국, 러시아와의 장기적 경쟁을 위한 노력을 우선시한다고 언급한 뒤 "국방전략은 또한 우리로 하여금 북한과 이란의 역내 영향을 억지하고 대응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전략에 기술된 각각의 도전과제는 강대국의 평화를 지키고 미국 국민과 우리의 본토, 미국의 삶의 방식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의 국가 이익을 위협한다"고 덧붙였다.
밀리 합참의장은 일문일답에서도 미 국방부가 집중해야 할 중요한 국가안보 위협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과 테러리스트들이라며 북한을 중대 국가안보 위협으로 거듭 적시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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