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의 한 유명 도교 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대규모 행사를 추진하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자신의 취임식 준비도 중단했다며 강력한 견제구를 날려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대선에서 압승, 연임을 확정지은 차이잉원 총통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방역에 매진하기 위해 5월 20일로 예정된 자신의 취임식 준비를 중단했다고 공개했다.
차이 총통은 코로나19 방역 업무의 우선 처리와 탄력적 대응을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로 취임식 당일에 대형 경축행사를 열지 않을 방침이라며 보건당국의 판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총통부는 다만 총통 취임 선서와 외국 국빈 접견 등 일부 일정은 당초 계획대로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지난 1996년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직접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래 총통 당선자가 5월 20일 총통부에서 취임 선서 등 대규모 취임 경축 행사를 열어왔다.
앞서 대만 중부 타이중(台中)의 유명 도교사원인 전란궁 사원은 다음달 중순 대규모 순례 행사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대만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규모 행사 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만 의료계도 같은 이유를 들어 전란궁 순례 행사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행사기간 30억 대만달러(약 1천202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취소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48년 시작된 전란궁 순례 행사는 대만 타이중에서 자이(嘉義)현까지 8박9일간 왕복 340km를 도보로 오가는 대만 최대의 행사로 알려져 있다. 2011년 '국가중요민속활동'으로 지정된 이 행사에는 국내외에서 200만명 가량이 참여한다.
한편 대만 보건당국은 전날 불법 체류 간병인인 30대 인도네시아 여성이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혀 대만 내 코로나19 환자 수는 모두 32명(사망 1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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