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분양 연기 이어져…상반기 1만2천가구 공급 예정
대구 첫 확진자 발생 직후 아파트 거래 73% '급감'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구·경북 지역 아파트 분양·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올해 상반기 공급이 예정된 분양 물량은 이날 기준으로 18개 단지, 1만2천348가구다.
지난주만 해도 이 지역에 28개 단지, 1만7천67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으나 한 주 만에 건설사들이 분양 계획을 줄줄이 연기한 것이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세로 아파트 청약 열기도 함께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각각 1천17명, 321명에 이르렀다. 특히 대구의 확진자는 하루 새 307명이 늘었다.
이 분위기로는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기 어렵고 분양 성적도 참패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GS건설[006360]은 대구 중구 남산4-5지구를 재건축하는 '청라힐스자이'의 사이버 모델하우스(견본주택)를 지난 21일 열고 분양에 들어갔다.
대구 중구가 비규제지역이라 세대주가 아니어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고, 대출 규제가 까다롭지 않으며 전매 제한 기간도 6개월도 짧지만, 현재 청약 마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달 대구에서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894가구), '대구 봉덕 새길 재건축'(345가구),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1·2차'(33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던 현대건설은 분양을 미룰 방침이다.
현대건설[000720] 관계자는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며 "다음 달 예정된 대구 지역에서의 분양은 연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대우건설과 금호건설도 내달 분양 예정이었던 '중동 푸르지오'(714가구)와 '대구 다사역 금호어울림'(869가구)의 분양 시기를 연내로 잠정 연기했다.
태영건설과 라온건설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되자 애초 오는 6월 분양 예정이었던 '대구 신암동 공동주택'(874가구)과 '시지 라온 프라이빗'(207가구)의 분양 시기를 연내로 변경했다.
선주희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설사들이 분양을 속속 연기하고 있다"며 "대구·경북 지역에서 영업을 중단한 부동산중개업소가 많아지는 것도 분양 일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18일부터 이날까지 대구에서 아파트 거래 건수는 208건에 그쳤다. 확진자 발생 전인 4∼13일 거래 건수가 775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매가 73.1% 급감한 것이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이 지역에서 진행 중인 건설 공사도 지연될 조짐을 보인다. 현대건설은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대구·경북에 있는 7개 사업장의 공사를 중단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당분간 작업을 중단하고 확진자 증감 추이를 지켜볼 방침이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