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433명…광저우·웨이하이 등서 한인 수백명 공항서 바로 격리
중국 학자 "코로나19 발원지 중국 아닐 수도" 언급
(베이징·홍콩·상하이=연합뉴스) 김윤구 안승섭 차대운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사망자가 50명 밑으로 떨어지며 한 달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도 이틀 연속 500명 선을 밑돌면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한풀 꺾이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낙관적인 관측도 고개를 든다.
중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퇴치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4월 말까지 코로나19가 통제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주변국에서 코로나19가 역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의 강도를 크게 높이면서 중국 각지에서 한국인들이 예고 없이 공항에서부터 곧바로 격리되는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 신규 확진 이틀 연속 500명 하회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6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433명, 사망자는 29명이었으며 27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7만8천497명, 사망자는 2천744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사망자는 전날 52명보다 23명이나 줄었다. 신규 사망자는 지난달 28일(26명) 이후 한 달 만에 최소이며 지난 2일(57명) 이후 처음으로 50명 밑으로 내려왔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25일의 406명보다 27명 늘었으나 이틀 연속 500명을 밑돌았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의 신규 확진 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409명과 26명으로 전날보다 감소했다. 이 가운데 우한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383명과 19명이다.
후베이성의 누적 확진 환자는 6만5천596명(우한 4만7천824명)이다.
후베이 이외 지역의 신규 확진 환자는 24명으로 사흘 만에 다시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전날의 5명보다는 19명 증가한 수치다.
후베이 이외의 신규 사망자는 3명으로 베이징(北京)과 헤이룽장(黑龍江)성, 허난(河南)성 각각 1명이다.
전날 중국 전역에서 신규 퇴원한 환자는 2천750명으로 2천명대를 유지했다. 중증 환자는 406명 감소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의 누적 확진자도 100명이 넘었다. 홍콩은 확진 환자가 91명(사망 2명)이며 마카오는 10명이다.
◇ 중국서 격리 조치된 한국인 벌써 수백명
중국 곳곳에서 코로나19를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한국에서 오는 여객기 탑승객을 격리하는 일이 잇따랐다.
주중 한국대사관 집계에 따르면 산둥성 웨이하이와 옌타이(煙台),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연길), 장쑤(江蘇)성 난징(南京) 등지에서 공항 도착 직후 격리된 한국인은 24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226명이다.
이 가운데 95명은 자가 격리로 전환됐고, 나머지 131명은 여전히 호텔에 격리됐다.
앞서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는 지난 25일부터 한국·일본발 승객을 전원 호텔에 격리하기 시작했다.
이날도 광저우(廣州)와 난징 등에서 추가 격리 사례들이 대거 나왔다.
이날 오전에도 웨이하이에서 150여 명이 탑승한 인천발 제주항공편 승객 전원이 격리됐는데 이 가운데 한국인은 15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해 시안(西安)에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발열 환자가 생겨 주변 승객 약 50명이 격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난징공항에서도 이날 오후 도착한 아니아나 항공기에서 인후통 증세를 보인 중국인 승객이 나와 우리 국민 20여명을 포함한 승객 30여명이 격리됐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광저우 공항에 도착한 인천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탑승객들도 전원 별도 입국 수속을 거쳐 시내 호텔에 격리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은 총 163명으로, 한국인 124명, 중국인 35명, 베네수엘라인 3명, 미국인 1명이다.
이날만 중국 전역 공항에서 곧장 격리된 이들이 200명 이상 늘어나 27일 밤 현재 중국 각지의 공항에서 곧바로 정부 지정 시설로 이동해 격리 생활을 하는 우리 국민은 3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8일부터는 톈진(天津), 무단장(牧丹江) 등 다른 중국의 도시들도 추가로 공항에서 한국발 항공기 탑승객들을 곧바로 일정 기간 격리하는 조치에 나서 격리자 대상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 中 '사스 영웅' "코로나19 발원지 중국 아닐 수도"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고 중국의 권위 있는 전문가가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중난산 원사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현했지만, 꼭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중 원사는 "먼저 중국만 고려하고 외국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현재 외국에 일련의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武漢)의 시장에서 팔던 야생동물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는데, 이를 뒤집고 바이러스가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나왔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중 원사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초 우한에서 처음 환자가 나온 뒤 중국 전역과 세계 다른 나라까지 퍼졌다.
그는 "2월 중순에서 하순에 정점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2월 15일이 되자 과연 숫자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중 원사는 또 중국의 신규 환자가 중국 이외 지역의 새 환자보다 적어졌다면서 한국과 이란, 이탈리아의 확산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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