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대규모 행사서 억류자·미군유해 귀환 등 강조…협상교착 거론은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행사에 참석, 억류자 귀환과 미군 유해 송환 등 대북정책의 성과를 과시했다.
북한과의 협상 개시도 성과로 내세웠지만 현재 교착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협상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에서 미 보수진영이 개최한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했다.
미국보수연합이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 안팎의 쟁쟁한 실세들이 연사로 총출동하는 성대한 자리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연사로 나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성과를 부각하면서 대북정책도 함께 거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2018년 협상을 통해 귀환한 일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새벽 시간에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들을 마중 나갔을 때의 에피소드를 꺼냈다.
귀환한 이들이 자신에게 카드를 하나 줬고 집에 와 아내와 꺼내 보니 성경의 시편 구절이 적혀 있더라는 것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단골 레파토리 중 하나다.
기독교인인 폼페이오 장관은 해당 구절을 읊은 뒤 '아멘'이라며 청중의 화답을 유도했다. 상당수가 보수 기독교인이라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대화에 절대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들 했다. 억류자를 절대 풀어주지 않고 미군 유해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고 하자 또다시 환호가 터졌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등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이 결집하는 보수진영의 연례행사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내세우는 데 주력했고 국무장관의 연설이라기보다는 참모의 대통령 지원 유세에 좀 더 가까운 모습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연말 북한의 '성탄선물' 언급으로 긴장이 고조되던 이후로는 북한과 관련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승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대외정책에는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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